[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2] (27) 필리핀, 아닐라오 2-6, "흉측한 곰치, 귀여운 니모, 화려한 갯민숭달팽이를 좋아하는 이유 달라"
화려한 색상의 갯민숭달팽이(Sea slug)는 3000종류,필자가 본 종류는 10가지에 불과해...새로운 녀석을 볼 때마다 사진에 담을 생각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아더스 락에 이어 다음 다이빙은 커시드랄 포인트(Cathedral point)에서 진행하였다. 유명한 십자가가 있는 바로 그 포인트이다. 다이빙 시간은 38분, 최대 수심 20m(평균 11.1m), 수온은 26도, 수중시정은 보통이었다. 이번에는 발살바가 비교적 잘 되었다.
입수하자 수면에서는 조류가 거의 없었는데, 바닥으로 내려가면서 조류가 상당히 강했다. 커시드랄 포인트(Cathedral point)의 유명한 십자가 부근을 지나는데 십자가 저편에서 다이버들 곁으로 물고기들이 모여드는 것이 보였다.
이곳의 물고기들은 다이버가 나타나면 몰려드는 경향이 있는데, 아마도 누군가가 그동안에 물속에서 빵조각이나 소세지 조각을 물고기들에게 뿌렸었나 보다. 마치 주인이 먹을 것을 주면 강아지가 주인에게 오듯이.
잠시 후 바위같이 생긴 산호 사이를 지나가는데 뭔가 작은 움직임이 보였다. 곰치였다. 작고 귀여운 녀석인데 촬영을 하려고 랜턴을 켜는 순간 바위 틈으로 쏙 들어간다. 곰치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지만 사실 귀엽게 생긴 녀석은 아니다. 오히려 흉측하게 생겼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본 녀석은 아직 어린 새끼였던 것 같고 그래서 귀엽다고 생각했나 보다.
아무튼 촬영 순간을 놓치다니 아까웠다. 이번 다이빙에서는 카메라 버튼을 조작하거나 랜턴을 켜다가 좋은 장면을 놓친 것이 꽤 있다. 3년간의 코로나 기간 중에 다이빙을 못하게 되면서 사진 촬영하는 감각이 떨어진 것 같다. 조류가 세서 자세 잡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겠지만 이번 다이빙에서는 생각보다 좋은 사진을 많이 얻지 못했다.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자 깨끗한고 화려한 산호 밭이 나타났다. 필자는 ‘아바타 2’를 최근에야 보았는데, 영화에서는 수중의 깨끗하고 화려함을 너무도 잘 표현했다(‘아타바 2’를 보면서 다시 물속에 들어가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평범한 지형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각양각색의 화려한 산호지대에 들어서면 흑백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총천연색 영화(‘아바타 2’와 같은)를 보는 느낌이다.
다시 전진하자 이번에는 필자가 좋아하는 니모(흰동가리)가 보였다. 아무리 자주 봐도 귀여운 니모. 니모는 색상도 다양한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그 종류가 수십가지나 된다.
한편, 니모 이외에도 필자가 좋아하는 피사체는 갯민숭달팽이(Sea slug)이다. 이 녀석은 화려하고 밝은 색상의 해양 복족류이고, 종류가 3,000가지나 된다고 한다. 해조류와 해저 찌꺼기를 섭취하며 악취를 풍겨서 포식자들에게서 꺼려진다고 하는데, 필자는 물속에서 이 녀석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그저 화려하고 밝은 색상 때문에 볼 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갯민숭달팽이의 종류가 3,000가지나 된다고 하지만 이제까지 필자가 본 것은 10종류 내외일 것이다. 그동안 이 녀석들을 볼 때마다 사진에 담았는데, 앞으로도 새로운 녀석을 볼 때마다 계속 사진에 담으려고 한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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