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2] (26) 필리핀 아닐라오 2-5, 쏠베감팽, 화려함 속에 감추고 있는 '독'을 조심해야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3.06.14 16:02 ㅣ 수정 : 2023.06.30 13:52

쏠베감팽은 촉수를 모두 펼치고 있으면 공작새가 날개를 펼쳤을 때와 같이 화려한 모습
화려한 촉수(등지느러미 가시)에는 독이 있어서 잘못 쏘이기라도 하면 엄청 아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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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앞마당에 있는 야자나무. 깨끗한 하늘을 배경으로 바람결에 나부끼는 야자나무 잎을 보고 있으면 왠지 편안해짐을 느낀다. / 사진=최환종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다이빙을 마치고 와서 샤워를 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는 교육장을 겸하고 있는 리조트의 식당 의자에 앉아서 맥주 한잔 하면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했다. 깨끗한 하늘과 간간이 보이는 하얀 구름, 그리고 바람에 나부끼는 야자나무 잎, 그 모든 것이 평화로워 보인다. 다이빙을 마친 다음에 느끼는 편안하고 상쾌함! 다이빙을 마친 다이버가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이다.

 

다음날 아침에는 ‘아더스 락’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진행했다. 이날은 어제와 달리 조류가 강해서 입수 및 출수 시에 힘들었고, 물속에서도 강한 조류 때문에 방향 유지 및 이동을 위해서 오리발을 많이 사용해야 했다. 그만큼 체력소모가 많았다.

 

그러나 그날 더욱 힘들었던 것은 발살바가 잘 안되었던 것이다. 이비인후과 원장이 처방해준 약을 깜박 잊고 입수했더니 여지없이 발살바가 잘 안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예전같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적응을 했는데, 조류는 세고 발살바는 잘 안되고 조금 힘든 다이빙이었다.

 

다이빙 시간은 34분, 최대 수심 21.5m(평균 10.6m), 수온은 27도, 수중시정은 보통이었다. 발살바 때문에 최소한 5분은 낭비했을 것이다.

 

잠시 하강을 하자 쏠종개 무리가 보였다. 생김새가 미꾸라지 또는 작은 메기를 닯았는데, 수십 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몰려다니는 것을 지켜보고 있으면 이 녀석들의 다양하고 귀여운 움직임에 눈길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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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지어 다니는 쏠종개 (Striped Catfish, 메기목 쏠종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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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배감팽(Lion Fish, 쏨뱅이목 양볼락과)

 

쏠종개 무리를 뒤로 하고 앞으로 이동하자 바위 아래에 쏠배감팽 한 마리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다이빙에서 만난 쏠베감팽은 만나는 녀석마다 똑바로 서 있는 녀석이 없다. 모두들 위나 아래를 향하고 있거나 또는 배면비행 자세로 있어서 사진 촬영하기에 마음에 드는 각도가 없었다. 그나마 나은 자세가 위 사진에 있는 녀석이다.

 

쏠베감팽은 그 촉수를 모두 펼치고 있으면 상당히 화려하고 예쁘다. 공작새가 날개를 모두 펼쳤을 때와 같은 그런 화려한 모양새인데 적당한 각도와 거리에서 촬영하면 니모(흰동가리) 못지않게 예쁘고 우아한 녀석이다.

 

그러나 이 녀석의 화려한 촉수(등지느러미 가시)에는 독이 있어서 잘못 쏘이기라도 하면 엄청 아프다고 한다. 초보자들과 다이빙할 때 가장 먼저 알려주는 주의사항 중의 하나가 이 녀석이다(이 녀석은 움직임이 거의 없이 한 장소에서 정지해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촉수에 독이 있다고 알려주지 않으면 초보자들은 대부분 만져보려 한다).

 

다시 이동을 하는데, 이번에는 산호 위에 특이한 녀석이 앉아 있었다. 반투명의 하얀색 몸통을 가진 녀석이고, 모양새가 특이해서 촬영을 하였다. 나중에 현지인에게 물러보니 ‘바다 벌레(Sea worm)’라고 한다. 성체가 되면 3~4m까지 자란다고 하는데, 그 정도 크기면 벌레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녀석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바다 벌레에도 종류가 많이 있는데, 어떤 동영상에는 다이버가 하얀 몸통을 가진 거대한 길이의 생물체를 만지는 장면이 있었다. 이 녀석이 자라면 그런 종류의 생물체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은 해보았는데, 조금 더 자료를 찾아보아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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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벌레 (Sea worm)  / 사진=최환종

 

잠시 후 김강사가 안전정지 신호를 보내왔다. 마음 같으면 더 오래 바다속에 있으면서 수중 생물들을 관찰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어느덧 출수할 시간이 된 것이다. 강한 조류 때문에 힘들었어도 아쉬운 마음으로 안전정지를 하며 3분을 기다렸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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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정지 전에 SMB(Surface Marker Buoy)를 준비하고 있는 김경우 강사. / 사진=최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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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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