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1분기 순손실 523억…연체율‧NPL 상승에 건전성 '경고등'
저축은행업계 순익 전년 比 5000억 이상 급감…9년만 적자 기록
5대 저축은행 중 OK만 순이익 상승…연체율‧NPL비율은 가장 높아
당국, 저축銀 건전성 관리 나서…연체 채권 매각 유연화 방안 검토
"대손충당금 적립 등 대비…당국 조치로 건전성 관리 수월해질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연체율,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상승 등 경영지표 악화에 따라 건전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 79곳의 당기순손실은 총 5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당기순이익 4561억원과 비교해 순익이 5000억원 이상 급감했다. 저축은행이 적자를 나타낸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9년 만이다.
자산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의 1분기 순이익 합계는 32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1711억원과 비교하면 80.8%나 줄어든 수치다.
5대 저축은행 가운데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OK저축은행 뿐이다. OK저축은행은 1분기 3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보이며 전년 동기 267억원과 비교해 109억원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의 순익 증가는 대출채권 매각으로 인한 충당금 환입 효과, 유가증권 배당금 수익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1분기 3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901억원과 비교해 95.9% 감소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분기 13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72억원 대비 20.3% 하락했고, 웰컴저축은행도 81억원을 나타내며 전년 동기 270억원과 비교해 70.0% 낮아졌다.
페퍼저축은행은 5대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2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당기순이익 101억원과 비교해 대비 354억원이나 감소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실적이 악화한 배경으로는 수신금리 상승이 지목된다.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금리를 올려 이자이익이 증가한 반면 수신금리 경쟁으로 인한 이자비용이 덩달아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5대 저축은행이 지출한 이자미용은 68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3298억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순이익이 급감한 가운데 1분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건전성 역시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저축은행업의 특성상 저신용자‧다중채무자가 많은데, 금리인상기에 물가마저 치솟아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5대 저축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4.8%로 지난해 같은 시기 2.57%와 비교해 2.24%p 증가했다.
각 저축은행별로 살펴보면 OK저축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6.83%로 5대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4.07%와 비교해 2.76%p 상승한 것이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5.82%로 전년 동기 2.42%와 비교해 3.4%p나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 밖에 △SBI저축은행 3.36%(1.98%p 상승) △한국투자저축은행 3.61%(1.25%p 상승) △웰컴저축은행 4.42%(1.80%p 상승) 등으로 나타났다.
또 1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업계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5.36%로 지난해 1분기 3.17%와 비교해 2.19%p 상승했다. NPL이란 총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중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회수하지 못하는 채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위 5개 저축은행의 경우 △SBI저축은행 3.78%(전년 동기 대비 1.33%p 상승) △OK저축은행 7.30%(0.27%p 상승) △한국투자저축은행 3.45%(1.21%p 상승) △웰컴저축은행 6.83%(2.01%p 상승) △페퍼저축은행 6.61%(3.79%p 상승)를 기록했다.
저축은행들은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해 대응하고 있다. 5대 저축은행 가운데 NPL비율과 연체율이 가장 높은 OK저축은행은 1조원이 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SBI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 충당금 규모를 각각 15%와 21%가량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여신 건전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 무담보대출 대상 연체 채권을 시장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저축은행에서 발생하는 연체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의무적으로 매각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취약차주 대출이 증가해 연체 채권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매각을 통해 대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캠코 이외에도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에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NPL비율과 연체율이 크게 상승한 상황이나 대손충당금 적립 등 리스크에 대한 대비 역시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당국의 조치로 연체채권 매각을 유연하게 할 수 있게 되면 건전성 관리도 보다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건전성 악화에 대응해 부실채권 상‧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그간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해 온 만큼 향후 이익으로 환입되면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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