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악화에 대응 나선 저축은행…줄줄이 유상증자
애큐온·OK·한국투자·웰컴 등 잇달아 유상증자 단행
1분기 업계 평균 연체율 5.1%…재무건전성 경고음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부동산 경기 침체 등 영향
저축은행중앙회 "업계 손실흡수능력 충분한 상황"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건전성 악화에 직면한 저축은행이 유상증자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2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이달 10일 이사회에서 애큐온캐피탈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자본확충을 통한 BIS 자기자본비율 개선을 목표로 한다. 상환우선주로 발행해 애큐온저축은행 지분의 100%를 보유한 애큐온캐피탈이 전액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BIS 자기자본비율은 10.9%로 업계 평균인 13.2%와 금융당국 권고수준인 11%를 밑돌았다.
애큐온저축은행은 2019년 이후 개인신용대출 및 부동산담보부 개인사업자 대출 위주의 여신이 증가하면서 자산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자본확충 속도가 위험가중자산 증가세를 하회하면서 자본적정성 지표가 낮아졌다.
OK저축은행도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데 이어 올해 3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대부업체 '러시앤캐시' 운영사 아프로파이낸셜 대부 사업양수에 따른 자산 증가와 미래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재무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이뤄졌다. OK금융그룹은 연내 대부업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한편 증권사 등 금융사 인수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올해 3월 유상증자로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로부터 4200억원을 지원받았다. 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한국투자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전액 참여했다.
대신저축은행도 같은 달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대신증권으로부터 500억원을 수혈받았다. 이번 증자로 대신저축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0.4%에서 12.3%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웰컴저축은행도 지난해 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MS상호저축은행도 18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1분기 저축은행 업권의 BIS 자기자본비율이 13.6%를 나타내 증자 등 자기자본 증가 영향으로 전년말과 비교해 0.45%포인트(p)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BIS비율은 향후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충격 흡수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1분기 업계 평균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건전성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올해 3월말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1%로 전년말 3.4%와 비교해 상승했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이다.
다만 저축은행중앙회는 업계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유동성비율은 241.1%로 법정 기준 100%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면서 "대손충당금적립률도 법정 기준 100%를 초과해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낮은 BIS 비율을 보유한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대부분 대주주의 증자여력이 충분해 필요시 증자 등을 통해 건전성 제고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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