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인공지능(AI) 수혜 기대감에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주가 국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를 내고 "반도체에 대한 시각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바뀌며 반도체 업종으로 쏠림이 강해지고 있다"며 "상승 이유로는 삼성전자 이익 사이클의 바닥 확인과 부진했던 반도체 수출의 회복 가능성, 달러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순매수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반도체 상승을 이끌고 있는 요인 중 업황 회복이나 이익 사이클 회복은 조금 지연되고 있으나, 향후 예상 경로가 크게 변경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출지표도 아직 반전의 신호가 약하지만, 기대할 수 있는 점은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기저효과로 인해 마이너스(-)의 증가율 폭을 점차 줄여갈 것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시장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수급이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나온다고 평가했다. 잠시 이탈했던 개인자금이 유입되면서 수급을 주도하는 듯 했지만, 지속적으로 유입되기는 어렵다고도 진단했다.
양 연구원은 "개인 수급은 주로 중소형주 중심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지수 흐름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며 "시장을 주도한 외국인 수급의 90%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에 집중돼 있는데, 환율 측면에서 보면 외국인이 이탈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시가총액 비중으로도 반도체가 높은 수준은 아니며, 최근까지의 부진으로 오히려 2018년 말 수준에 있다"며 "국내 시장의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인 부진을 반영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 업황 바닥 가능성과 더불어 인공지능(AI)과 같은 산업 성장 요인이 추가됐다"고 분석했다.
또 시가총액 비중으로 보면 상대적인 확장 구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양 연구원은 "반도체로의 쏠림은 중소형주에는 부정적인 이슈인데, 당분간 시장 흐름은 중소형주보다 코스피 및 대형주가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업황이 아직 주식시장의 흐름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양 연구원은 "수출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2분기 이익도 부진이 예성돼 반등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상태에서 기대감으로 상승하기도 하며, 펀터멘탈이 그 후에 따라올 확률이 높으면 기대감이 먼저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2019년이 대표적인데, 업황이 부진한 상태에서 2019년의 기대감은 미중간 반도체 전쟁에 따른 수혜였으며 이에 외국인이 반도체를 집중 매수했었다"며 "지금은 AI 산업 확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고 있어 비슷한 이유로 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