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덕 서울대 교수 "신냉전 맞아 한미 동맹 강화와 '섬세한 외교' 모두 활용해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미국과 옛 소련 냉전은 20세기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냉전과는 다른 내용을 여러분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노경덕 서울대 인문대학 서양사학과 교수는 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냉전의 기원에 대한 재해석’ 북클럽 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노경덕 교수는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사학과, 미국 시카고대학 사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역사 전문가다.
이 같은 경력으로 노 교수는 △2010∼2013년 국민대학교 유라시아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활약했으며 △2013∼2017년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조교수 △2017∼2022년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 조교수 및 부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현재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노 교수는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냉전이고 어떤 국가 때문에 냉전이 시작된 것인 지 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냉전이 시작된 근원적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45년까지 미국 등 서구 언론 매체에서 옛 소련 정치가 이오시프 스탈린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며 “미국과 옛 소련의 경제상황 및 정치 방향을 파악해야 미·소 냉전의 기원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재임한 193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미국과 소련 관계는 우호적이었다.
당시 미국은 전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자유선거를 통한 자본주의 정착 △철저한 나치 세력 배제가 절실하다고 인식했다.
소련은 △나치 세력의 기반인 독일 국가의 무력화 △동유럽 국가 통합 등을 주요 과제로 전면에 내세웠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러한 소련 주장을 대부분 수용했고 1945년 2월 얄타 회담에서 미국과 소련의 담판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그런데 문제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그 해 4월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에 이어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이 33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 종료 후 식민지 국가들이 하나 둘 씩 독립하면서 각국 공산세력(좌파) 정치가 인기는 하늘을 치솟았다. 노 교수는 “한국 뿐 아니라 대부분 국가에서 독립 활동을 펼쳤던 세력이 공산세력이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런 전세계적 현상이 소련을 포함한 공산주의 세력을 확장시킬 것이라고 판단하고 철저한 반공 정치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트루먼 대통령의 반공 정책은 얄타 합의 또한 흔들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미국은 1946년부터 나치 세력을 견제하기보다 공산주의가 팽창하는 것을 막는데 주력했다. 이러한 활동의 하나로 미국은 소련의 동유럽 국가 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소련은 얄타 합의가 꾸준히 유지되기를 원했지만 미국은 이에 협조적이지 않았다.
노 교수는 “결과적으로 미국은 반공에 집중하는 정치 행보를 보이며 전범국 서독과 일본 부활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며 “이에 질세라 소련 또한 군비를 증강시켜 미국과 대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강연이 마무리 된 후 한 청중은 노 교수에게 “냉전이 종료되고 현재는 신냉전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노 교수는 “한미 동맹 관계를 강화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다만 외교를 과거 보다 더 섬세하게 추진해야 한국이 겪을 불이익이 최소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