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메리츠금융지주 김용범 대표의 탈권위 ‘아메바 경영’, 메리츠화재 '트리플 크라운' 달성할까
김용범 대표, 장기인보험 집중 공략으로 메리츠화재를 업계 3위로 끌어올려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완전자회사 편입한 ‘통합 메리츠’로 경영효율 극대화
[뉴스투데이=윤예은 기자] 메리츠금융지주 김용범(60)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4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김 대표이사 부회장은 핵심계열사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통합 메리츠’ 체제를 이끌게 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매출 총액 70조3656억원, 영업이익 2조2008억원, 당기순이익 1조64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총액은 전년대비 97.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6%, 34.4% 증가했다.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등 주요 계열사가 호실적을 보이며 메리츠금융지주의 연결 자산 또한 92조7572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 통합지주 ‘원 메리츠(One Meritz)’ 출범…자회사 시너지로 경영 효율 높이고, 주주환원도 강화
지난 4월 25일,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통합지주 체제인 ‘원 메리츠(One Meritz)’를 출범했다. 메리츠 3사 통합은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요인이었던 중복 상장 문제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통합을 통해 확대된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적극 대응하고 효율적인 자본 배분으로 그룹 전반의 재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메리츠금융 측의 설명이다.
통합 이후 메리츠금융그룹은 효율 경영에 속도를 가할 방침이다. 기존 각각 상장사 체제에서는 내부통제 등의 이슈로 핵심 투자기회를 놓치거나 계열사 간의 의사소통이 문제로 지적되곤 했다. 지배구조 개편 이후에는 사업 권한을 계열사에 맡기고 중요한 이슈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유기적인 조직으로 탈바꿈 할 방침이다.
주주환원도 강화된다. 메리츠금융은 올해부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ˑ소각에 활용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뿐 아니라 소각을 통해 실질적인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일 방침이다.
통합 메리츠 출범을 맞아 홈페이지 또한 개편됐다. 불필요한 정보를 걷어내고, 주요 실적 및 경영 성과를 숫자로 간결하게 표현해 주주와 고객 관점에서 정보 습득 편의성을 최적화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금융이 증권과 화재 등 자회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금융투자 업계를 리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용범 대표는 “메리츠금융지주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이전보다 유기적인 재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기 위해 금융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탈 권위주의와 빠른 의사결정이 리더십 핵심...'아메바 경영'으로 메리츠화재를 ‘빅3’로 끌어올려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 부회장은 장기인보험 시장을 집중 공략해 메리츠화재를 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3위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철저한 성과주의 경영으로 메리츠화재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부회장은 2015년 2월 메리츠화재 사장으로 취임해 2017년까지 매년 역대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 메리츠화재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2014년 1148억 원에서 2015년 1690억 원, 2016년 2372억 원, 2017년 3846억 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김 부회장이 취임 후 영업조직을 개편하고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해 공격적 영업에 나선 성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으로 절감한 비용으로 법인보험대리점에 주는 수수료를 대폭 늘려 업계 최초로 법인보험대리점을 대상으로 판매량 연계 성과급 제도를 도입한 점이 실적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이다.
평소 권위와 격식을 싫어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선호하며 탈 권위주의를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취임 후 정기 회의를 모두 없애고 회의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기존의 형식적 보고 문화를 없애고 업무상 실질적 보고가 이뤄지도록 임직원에게 문자와 이메일 등으로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스스로의 경영철학을 ‘아메바 경영’이라 밝혔다. 아메바 경영은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적극적인 목표의식 아래 일하고, 평가를 통해 합당한 보상을 주는 경영철학으로 일본 교세라그룹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이 추장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보험사 영업 조직 개편 당시 아메바 경영 방식을 적용했다. ‘본부-지역단-점포’ 3단계 영업 관리 조직에서 본부와 지역단을 모두 없애고 본사 밑에 영업 점포로 직결되는 구조로 슬림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절감된 영업 관리비용은 상품 경쟁력과 수수료 재원을 활용했다.
■ 2025년까지 장기인보험 매출·당기순이익·시가총액 분야 등 ‘트리플 크라운’을 목표로 제시
김 부회장은 지난해 메리츠화재 창립 100주년을 맞아 2025년까지 장기인보험 매출·당기순이익·시가총액 분야 ‘트리플 크라운’의 목표를 내걸었다. 김 부회장은 CEO메시지를 통해 임직원에게 ‘업계 1위’ 달성을 주문하며 “그저 그런 2~3등이라는 애매한 포지션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과 혁신 과제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통합지주 당시 약속했던 주주환원율 50%를 지키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견실하고 꾸준하고, 똘똘하게 돈 잘 버는 능력이 메리츠의 자산”이라며 “약속했던 주주 환원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주주환원율 50%에 대해서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적용 이익을 가지고 여러 시뮬레이션과 스트레스 테스트를 마쳤고, 아무 문제가 없다”며”금융당국과도 이슈가 없고 법상 배당가능이익에도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요 자회사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성장 전략에 대해서는 디지털화와 인재영입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하나의 회사에 두 개 부문이 긴밀하게 협조하는 강도와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며 메리츠화재의 프라이싱 능력과 상품화의 속도 및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디지털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리스크 관리 능력을 기반으로 다양하고 강력한 비즈니스 라인을 덧붙이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최고 인재를 더 공격적으로 영입해 소싱 분야를 다각화하고 딜소싱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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