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인력난에 올해 채용인원 세 명 중 한 명은 경력직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경제신문이 지난 달 19일에 발표한 채용계획 조사결과에 의하면 올해 일본 기업들의 채용계획 중에서 경력직 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인 37.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년 전인 2016년에 비해 2배나 상승한 비율이고 작년의 실제 경력직 채용비율은 24.2%를 기록하며 과거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던 만큼 지금까지 당연시 여기던 신입사원 중심의 채용관행이 인구감소로 인해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일본의 5097개 주요 기업 중 2308사가 응답하였는데 이들 기업이 계획 중인 경력직 채용인원은 총 9만 4430명으로 작년보다 2만 8000명가량 늘어났으며 업종별 증가율을 보면 제조업이 22.4%, 비제조업은 24.8% 증가했다.
특히 국내외 관광객의 증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호텔 및 여행(390%), 철도와 버스(94.7%)처럼 대면업무가 중심이 되는 기업들의 경력직 수요가 두드러졌는데 문제는 해당 업계들은 코로나 이전에도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과연 계획대로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기업들도 이러한 상황을 모르는 것은 아닌지라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 한 예로 대형 택시회사인 다이와 자동차교통(大和自動車交通)은 작년 대비 60% 늘어난 200여명의 경력직을 채용할 예정으로 설령 택시운전 경험이 전무 할지라도 연봉 400만 엔을 보장하고 사택을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앞세워 새로운 인력들을 유인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기 위해 경력직 전문인재들을 채용하려는 기업들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의 주요 전자제품 제조사인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는 올해에만 600여명의 경력직을 채용할 예정인데 이는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동시에 신입사원 채용과 동일한 인원수다.
계획한 600명의 경력직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3월에는 본사 직속으로 경력직 채용 전담부서를 신설하였고 기존 퇴직자들에게도 재입사를 권유하는 러브콜을 수시로 돌리는 등 대기업답지 않게 인력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일본사회의 인력난을 간접적으로나마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구조적인 인구감소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어 1995년에 최다를 기록했던 15세에서 64세 사이의 생산연령인구는 2030년이면 80% 수준인 6875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도 일본 기업들은 채용에 애를 먹는 부분으로 ‘지원인원 자체가 적다’(56.8%)와 ‘채용예정자의 포기’(55.8%)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로 인해 34.2%의 기업들은 예정했던 채용인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모집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대로 젊은 세대들은 보다 나은 대우를 쫓아 이전보다 부담 없이 이직을 선택하는 모습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후생노동성의 2022년 조사에서는 대졸자 신입사원의 3년 내 이직률이 다시 3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앞으로는 인재유출을 전제로 한 인사제도를 얼마나 제대로 구축했는지에 따라 기업의 실적과 중ㅈ아기 성장가능성도 좌우될 가능성이 커져버렸고 이는 비단 일본만이 아닌 한국 기업들에게도 동일한 숙제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