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연 기자 입력 : 2023.04.16 04:10 ㅣ 수정 : 2023.04.16 04:10
환경(E) 부문 C에서 B+로 두 계단 상승한 게 종합등급 끌어 올려 정우진 대표, 지난 해 3월 ESG위원회 신설하고 탄소이슈 해결에 주력 NHN 관계자, "환경경영 강화를 포함한 IT기반의 지속가능 경영 실천"
한국ESG기준원(KCGS)은 국내 1040개 상장회사들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연 4회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 경영 지수로 자리잡고 있다. KCGS의 등급을 기초로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취재·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NHN은 게임, 간편결제, 클라우드, 커머스,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다. NHN은 ICT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11월 KCGS가 발표한 ‘2022 ESG 평가등급’에서 종합 등급이 상승하는 결과를 냈다.
2021년 C에 그쳤던 환경(E) 부문 등급이 2022년 평가에서 B+로 수직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실제로 ICT 기업들은 탄소 배출 이슈 때문에 환경 부문에서 낙제점을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NHN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3년 연임이 확정돼 총 12년간 회사를 이끌게 된 정우진 대표를 주축으로 전사적인 친환경 활동을 이어왔다. NHN의 경우 지난해 3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그 아래 ESG 전담 조직을 배치한 만큼 보다 올해 평가에서는 한뼘 더 성장한 결과가 기대된다.
■ 환경(E)=전사적인 환경경영시스템 갖춰, 임직원 참여로 레벨업
NHN은 지난해 3월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신설하며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 부문에 걸친 지속가능경영 강화 의지를 강조했다. 같은 해 5월에는 ESG 전담 조직과 그룹사 대표진이 참여하는 ESG 회의체를 설립하고 ESG 전략과 영역별 과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해왔다.
이처럼 체계적인 ESG 추진력이 NHN의 등급 상향 추진력으로 작동했다.
NHN의 2022년도 KCGS 평가를 들여다보면 사회(S)와 지배구조(G) 부문은 전년과 동일한 A등급을 획득한 것을 알 수 있다. 환경(E) 부문은 전년보다 두 단계 오른 B+등급을 획득했다. KCGS는 B+ 이상이면 ESG 수준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NHN은 ESG환경에너지기술팀 등 환경경영 전담조직을 설치해 에너지효율 극대화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전담조직을 통해 수립한 NHN의 환경·에너지 방침은 IT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NHN 판교 사옥과 데이터센터가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과 에너지경영시스템(ISO 50001) 인증을 동시에 획득하며 전사적 환경경영 체계를 구축했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한 ‘에너지 절감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약 445만kWh의 전력과 약 5억1000만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NHN은 또한 해당 인증 획득을 통해 유엔의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사람·지구·번영 영역 13가지 목표에 기여하게 됐다. 향후 주기적으로 공인된 외부 기관에 의한 관리 심사를 실시해 환경 성과를 검증받을 계획이다.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사내 친환경 활동도 내재화했다.
사내 카페에서는 플라스틱 컵과 빨대를 퇴출시키고 텀블러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해 4월에는 지구의 날 소등 행사에 동참해 온실가스 2660kg을 감축하는 효과를 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403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온실가스의 양과 같다. 또한 사옥에 스크린을 설치해 월간 사내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공유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 사회(S)=지역 IT 인재 양성하고 중소상공인과 동행
NHN은 IT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ESG 추구가치로 정했다. 이에 맞춰 사회(S) 부문 활동은 지역 IT 인재 양성과 중소상공인(SME) 동반 성장에 포커스를 맞췄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소프트웨어 개발기술 전문 교육기관 ‘NHN아카데미’가 있다.
NHN은 지난해 3월 경남 김해에 첫 번째 캠퍼스를 개소하고 지역 기반의 연수생을 선발했다. 교과 과정은 총 3단계로 이론과 실무를 균형있게 함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우수한 성적의 수료자에게는 지역 내 NHN 계열사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두번째 캠퍼스는 같은 해 7월 광주에 개설됐다.
지역 IT 생태계 저변 확대에도 진심인 면을 보이고 있다. NHN은 광주, 김해, 순천 등 지역 거점 데이터센터와 R&D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IT 산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중소상공인 상생 측면에서는 게임 관련 기관과 협력해 스타트업, 중소기업, 청년 창업자에 대한 기술·교육 지원을 펼쳐왔다. NHN은 중소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자사 게임플랫폼 '게임베이스'를 비롯해 게임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 전반을 지원한다. 게임 출시 경험과 성공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나누고 있다. 월 누적 일일활성이용자수(DAU)가 3만 이하인 기업의 경우 무료로 게임베이스를 이용할 수 있다.
NHN 패밀리사 NHN커머스, NHN한국사이버결제, NHN벅스도 사업 특성을 살려 각각 중소상공인, 쇼핑몰 중소사업자, 아티스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NHN은 또한 직원 중심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성장 지원 제도 등 각종 복리후생을 확대 개편했다.
■ 지배구조(G)=투명한 의사결정과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눈길
지배구조 부문에서 NHN은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와 산하 위원회 중심의 전문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했다. 정우진 NHN 대표는 지난해 3월 창사 이래 첫 주주서한을 통해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고 활발하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8월에는 창사 첫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추진했으며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썼다.
당시 NHN은 2024년까지 발행주식총수의 10%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특별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3월에도 이사회 결의에 따라 발행주식 총수의 3%에 해당하는 자사주 108만516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금액은 총 470억3600만원 규모다.
NHN은 또한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정지원 시에라 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정 이사는 회사 창립 이래 첫 여성 사외이사다. NHN은 정 이사가 보유한 재무회계 및 경영관리 전문성을 바탕으로 NHN의 재무 건전성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NHN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NHN은 환경경영 강화를 포함한 IT 기반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오고 있다”며 “올해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통해 보다 투명하게 ESG 경영 현황을 공개하고 이해관계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