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에 카드업계 조달부담 덜어…카드론 금리 더 내려갈까
금통위, 2월 이어 기준금리 3.50% 유지
여전채 안정화되면서 카드론 금리 내려
2월 카드론 평균 금리, 전월 대비 1%p 가량 인하
"조달금리 반영 3개월 소요돼 당장 인하는 어려워"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서민의 급전 창구인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통위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월에 이어 재차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2021년 8월부터 지속적으로 인상돼 온 기준금리가 2월에 이어 다시 동결되면서 인상 행진이 멈춘 것이다.
이번 금통위가 열리기 전부터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카드론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드사는 수신기능이 없어 사업자금 대부분을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여전채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여전채 금리도 인상돼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다. 조달비용 부담이 심화하면 카드론 등 카드사의 대출상품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5개 평가사(나이스피앤아이‧한국자산평가‧KIS자산평가‧에프앤자산평가‧이지자산평가) 평균 여전채 AA+ 등급 3년물 금리는 연 3.878%다. 이는 '레고랜드 사태' 영향으로 연 6.082%를 기록한 지난해 12월 21일과 비교해 2.239%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카드론 금리는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서 상승하다가 여전채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올해 2월 카드론 금리는 연 13.51~14.91%로 나타났다. 전월 14.67~15.90%와 비교해 하단은 1%p 이상, 상단은 1%p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다만 카드업계는 기준금리 동결이 카드론 금리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아 즉각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카드론 금리는 조달 당시의 금리와 대손충당금 등 여러 요소가 반영되고, 기준금리 변동이 반영되려면 1~3개월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글로벌 금융불안이 도사리고 있어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은 다음달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확산된 은행 위기 여파로 기준금리를 4.50~4.75%에서 4.75~5.00%로 0.25%p 인상한 바 있다.
다만 급격한 금리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카드업계는 지난해처럼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면서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돼 조달부담이 확대 우려는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1.50%까지 확대된 만큼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조달 다각화 등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변수이긴 하나 채권시장은 안정적일 것으로 본다"면서 "채권발행으로 이뤄진 자금조달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려면 통상 3개월 정도 걸리는데,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카드론 금리는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