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업계 '빅3'가 이달 정기 주주총회(이하 주총)를 앞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진을 재정비하고, 수익성이 보장된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안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사업목적 추가 안건 없이 '사내이사 재선임'을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사업 확대 보다는 안정적인 사업 유지에 무게 추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쇼핑은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롯데쇼핑 주총의 주요 안건은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이다. 신세계는 23일 주총에서 권혁구 신세계그룹 전략실장 사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한다.
양사 모두 올해는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변경을 안건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주류소매업'와 '일반음식점업', 신세계는 '인터넷 경매·상품 중개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신사업에 주력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은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정관변경 내용을 담았다. 다만 이는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해 변화를 준다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기존 사업을 보완 및 강화하기 위한 수순이다.
이마트는 29일 주총에서 강희석 대표와 권혁구 신세계 전략실장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또 '주류소매업'과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것을 논의한다.
이는 5월 스타필드 하남에 선보일 대규모 와인 전문점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와인 전문 계열사인 신세계엘앤비를 기반으로 주류 사업을 펼쳐왔으나, 롯데마트 주류 전문 매장 '보틀벙커'에 비해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마트가 롯데마트 '보틀벙커'에 맞서 주류소매업에 대한 적극적인 확장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요소다.
현대백화점은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주총에서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을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한다.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 '여행업'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화장품과 여행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여행·뷰티를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고 있는 친환경 화장품 편집숍 '비클린'도 강화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여행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더현대닷컴을 통해 여행사 여행 레저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라며 "재작년 출시한 친환경 화장품 편집숍 비클린 사업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올해 유통업계의 신년사 화두가 위기 상황 속에 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한 만큼 주총에서도 신사업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사업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