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3.10 11:39 ㅣ 수정 : 2023.03.10 11:39
코로나 엔데믹 이후 일본 찾는 해외관광객 물밀듯 몰려들지만, 정작 호텔과 료칸 등 숙박업계는 코로나 때 그만둔 종업원들 복귀하지 않아 심각한 인력난에 겪어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호텔과 료칸들이 관광산업의 빠른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때 관둔 종업원들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여느 때보다 인력부족에 쩔쩔매고 있다.
일본 관광청에 의하면 일본 정부가 여행비용 일부를 보조하는 전국 여행지원 정책을 개시한 작년 10월부터 일본인 숙박객은 3개월 연속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했고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밀려들면서 작년 12월 총 숙박자 수는 코로나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살아난 수요와 달리 공급은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제국데이터뱅크가 올해 1월에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80%에 가까운 숙박시설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가 부족하다고 응답해 전년 동기에 비해 40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히로시마현의 미야지마(宮島)에서만 120년 이상 영업 중인 유명 료칸 킨스이칸(錦水館)의 총지배인은 ‘코로나 이전에는 아르바이트는 시급 1000엔, 파견 직원은 시급 1500~1600엔에 부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르바이트 1400엔, 파견 직원은 1800엔에도 좀처럼 사람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외국인들의 단골방문지인 교토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교토 시내의 모 리조트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예약이 한 때 90% 급감했고 직원들은 차례로 그만뒀다. 작년 10월부터 예약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해서 현재는 평소의 80% 정도까지 회복했지만 관둔 직원들은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리조트 측은 1박에 조식과 석식이 포함되어 있던 숙박상품을 대폭 줄이고 소수의 직원으로도 운영할 수 있는 식사 미포함 상품을 다수 내놓았지만 이번에는 그만큼 수익이 줄어 직원을 더욱 고용하기 힘든 악순환에 빠지기 시작했다.
호텔과 리조트 등에 아르바이트 인력을 파견하는 HR회사 다이브(ダイブ)의 관계자는 인력파견 문의가 코로나 이전보다 2.5배나 급증했다고 밝히면서 높은 시급에도 인력이 모이지 않는 현상에 대해 ‘코로나를 거치면서 숙박업계는 고용이 불안하다는 인상이 심어져버린 듯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일본 호텔들만의 문제는 아닌지라 세계적 호텔체인인 힐튼 그룹 역시 코로나로 이탈한 직원들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하루 단위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인력파견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힐튼 정도의 고급호텔마저 안정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단기근로자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미 일본 내 17개 지점에서 지금까지 1만 5000명 이상을 고용하였다고 밝혔다.
일본 최남단에 위치하여 연중 관광객들로 붐비는 오키나와현도 올해 2월부터 호텔 인재 긴급확보 사업을 개시하고 다수의 인재파견회사를 통해 일본 각지에서 100여명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2주간의 온라인 연수를 거쳐 오키나와 현지의 숙박시설에 취업하게 되는데 지자체가 직접 발 벗고 나서 숙박업계를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라 화제가 되었다.
한편 후생노동성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숙박업과 음식서비스업 종사자의 임금은 여전히 전체 평균보다 20%나 낮고 보너스도 3분의 1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숙박업 근로자들은 이번 인력부족 사태를 계기로 근본적인 대우개선이 있을지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