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감 사라져…인플레 회피 전략 유효할 것"<신영證>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한동안 증시 강세를 이끈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당분간 인플레이션 헷지(회피)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는 증권가 의견이 나왔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재차 상승하고 있다"며 "원인은 복잡하겠지만 무역적자와 미국 기준금리의 3회 추가 인상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 등 두 가지 요인이 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달러가 이렇게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국내 지수의 상승분을 원화 가치 절하로 다 뱉어낸 것이나 마찬가지며, 환율이 현 수준에서 오래 머문다면 외국인 매수가 더 이상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 약세 기반의 순환적 반등은 얼추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며, 이제부터는 가치나 배당 등 중장기 지속 가능한 스타일과 테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힘들며, 상당히 경직된 형태로 고착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전년 동월과 전월 대비 상승해서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은 PCE물가지수를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더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박 연구원은 "한동안 시장에 있던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1970년대 PCE물가 추이를 분석해 보면, 일시적으로 물가가 빠지는 것처럼 보였던 1974~1978년에 의외로 서비스업 물가가 견고했다"며 "내구재와 비내구재의 물가는 급등락이 심했지만, 결국 서비스업 물가가 안 빠지니 물가는 재차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서비스업 물가가 내리지 않았던 것에 대해, 박 연구원은 서비스업 물가가 곧 인건비를 뜻하며 인건비가 상품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그는 "지금도 마찬가지로 내구재와 비내구재 물가는 고점 대비 안정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비스업 물가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이는 1970년대 당시처럼 인건비발 2차 인플레이션 압박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물가가 견고하다는 것은 미국의 소비가 그만큼 견고하다는 증거지만, 여기서 기준금리가 3번 더 인상이 된 후에도 지금처럼 소비가 견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또 미국은 고용이 좋아 금리가 좀 올라가도 버틸 수 있겠지만, 미국 바깥의 지역은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저점 대비 다시 100원 가까이 오른 것은 우리가 달러 강세를 통해 구매력을 뺏기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것은 앞으로도 내수보다는 수출, 소비재보다는 자본재, 디플레 바스켓(선물 없이 현물 만을 대상으로 15개 이상의 종목을 묶어서 대량 주문하는 것)보다는 인플레 헷지 전략이 유리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