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인수전 격화 속 개미 '함박웃음'…하이브 '공개매수' 성공 여부 주목
주가 3거래일 연달아 상승 마감…18.58% 급등
하이브 제시 공개매수가 12만원도 벌써 '턱밑'
카카오 지분 확보 나서나…변수투성이 인수전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최근 인수전이 격화된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041510)의 주가가 연일 상승하며 개미투자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에스엠에 대한 하이브의 공개매수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 주가가 벌써 제시된 매수가인 12만원에 가까워지며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에스엠은 전장보다 0.69% 상승한 11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최고 11만9100원까지 치솟아 2000년 상장 이래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에스엠은 앞서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지난 10일부터 3거래일 연속 오르며 해당 기간 18.58% 급등했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에스엠은 코스닥 시가총액 9위에 자리하며 2014년 6월 이후 9년 만에 10위권 안에 진입했으며 경쟁사인 JYP엔터테인먼트(11위)를 제치기도 했다. 에스엠은 상장 이후 한때 시총 5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2014년부터는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하이브는 이수만 에스엠 총괄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352만3420주)를 주당 12만원씩 총 4228억원 규모에 공개매수하고 1대주주가 된다. 이어 같은 주가로 내달 1일까지 소액주주 상대로 공개매수를 추가 실시해 보통주 최대 25%(595만1826주)를 7142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하이브는 최대 39.8%의 에스엠 지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의 이 같은 지분 확보 움직임에 주가가 상승한 가운데, 소액주주들은 차익 실현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주가가 12만원을 지속적으로 밑돈다면 소액주주들은 차익 실현을 위해 공개매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도 있다.
에스엠의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5만2129명이며, 전체 지분의 70.53%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하이브 입장에서는 에스엠의 주가 상승세가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더 오르게 된다면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에 응할 필요 없이 장내 매도를 해도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또 개인투자자가 공개 매수에 참여할 때 그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야한다는 점도 하이브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인이다. 공개 매수는 장외 거래기 때문에, 1년에 250만원까지는 공제되나 이를 초과한 차액에 대해 22%의 세율로 과세된다. 과세 대상자는 에스엠의 주가가 10만5600만원만 넘겨도 장내 매도가 유리하다.
게다가 최근 에스엠의 2대주주가 된 카카오도 에스엠의 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다.
앞서 에스엠은 지난 7일 카카오를 대상으로 1주당 9만1000원에 123만주 유상증자를 발행하고, 9만2300원에 114만주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카카오는 에스엠의 지분 9.05%를 총 2171억원에 취득했다.
만약 카카오가 지분 확보 경쟁에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에스엠의 주가는 재차 급등해 소액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율이 낮아질 수 있다.
단 카카오는 에스엠 지분 인수를 공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이번 주식 취득은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며 사업 협력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
게다가 실제 지분 확보에 나서게 된다면, 이는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측이 제기한 신주·전환사채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이 총괄프로듀서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카카오의 유상증자와 CB 발행은 모두 무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카카오가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이 총괄프로듀서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카카오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기타 우호지분을 모두 합해 약 29%의 의결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하이브의 약 43%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2000억원을 넘게 들여 인수한 9.05%의 지분이 계륵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카카오가 에스엠과의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하이브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이에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12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이 에스엠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결과와 무관하게 에스엠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재료라는 관점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지분 인수와 카카오의 유상증자 참여로 에스엠의 경영권 변화는 확실하며, 참여한 회사의 전략 방향 모두 에스엠 성장성 향유에 있다"며 "다만 내달 3월 주주총회의 경우 현재가 아닌 지난해 말 주주의 의사에 의존하는 만큼 최대 지분과 경영진이 한배를 타지 않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그럼에도 이수만의 경영 및 프로듀싱 복귀가 명확히 차단되고, 라이크기획 계약 종료에 따른 수익 구조 개선과 에스엠 3.0 추진을 통한 미래 청사진도 예상돼 기업 가치와 지배구조 이슈의 동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K-팝 성공의 중심과 소속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확장, 엔터 밸류체인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비즈니스 밀도 등을 고려하면 향후 성장 방향성도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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