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저축은행 예금 금리…평균금리 5% 초반대로 떨어져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지난해 치솟은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다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인하되면서 금리를 낮춰 부담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5.24%다. 이는 평균금리가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1월 말 5.53%에 비해 0.24%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부터 예금 금리가 상승하면서 고금리 예금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졌지만, 새해 들어 금리가 하향 조정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만 해도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6.10%였으나 전일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5.50%에 불과하다.
JT저축은행은 이달 10일 회전식정기예금 금리를 연 5.5%에서 연 5.3%로 0.2%p 낮췄다. 웰컴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연 5.2%에서 연 5.0%로, 하나저축은행도 '비대면 세바퀴 정기예금' 금리를 연 5.5%에서 5.3%로 내렸다.
저축은행업계의 예금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시중은행이 금리를 낮춘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권의 수신금리 경쟁에 자제령을 내린 바 있다.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높은 금리를 내세운 시중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을 우려해 인하를 압박한 것이다. 이에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5%대에서 이달 4%대로 낮아졌다.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12개월 정기예금 대표상품 금리는 3%대까지 인하됐다.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올리면 시중은행으로 자금이 몰리게 돼 저축은행은 수신고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수신금리를 제공하면서 자금을 유치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시중은행이 수신금리에 맞춰 금리를 조정하면서 이자 부담을 줄여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낮추면서 저축은행들도 덩달아 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이달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만큼 수신금리는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올리게 되면 저축은행도 수신금리를 올려 수신고를 확보해야 하지만, 대출금리는 현재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법정최고금리는 연 20%로 제한돼 있는데, 저축은행 중금리신용대출의 경우 이미 이에 가까운 금리로 취급되고 있어 수신금리를 마냥 올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함에 따라 지난해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낮추면서 저축은행업계 전반에서도 수신금리를 내리고 있다"면서 "13일 금통위가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전망인 만큼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도 다시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 다른 관계자는 "당국이 은행에 수신경쟁 자제를 당부한 만큼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려 자금이 몰리게 되면 저축은행도 그에 맞춰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미 대출금리가 법정최고금리에 육박하고 있어 수신금리 인상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