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원대 순이익 쓸어담은 4대 금융지주···금리 상승기 이자 장사 갑론을박
KB·신한·하나·우리금융 역대 최대 실적 전망
합계 순이익 16.6조원··이자 이익 대폭 늘어
치솟는 대출금리에 차주 이자 부담도 눈덩이
예대마진 기댄 실적 파티에 금융당국 눈초리
모니터링 강화로 은행 압박··대출금리 하향세
기준금리 인상 시 대출금리 재상승 불가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실적 합계가 16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출 자산 확대와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세가 맞물린 결과다.
금융사들이 예대마진으로 실적 파티를 벌이고 있는 사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은행 대출금리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압박에 나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다음 달 초께 2022년 4분기 및 연간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4대 금융지주가 거둬들인 누적 순이익은 13조8544억원에 달한다. 4분기 실적을 합산하지 않았지만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2021년 연간 순익(14조5429억원)과 격차가 약 6885억원밖에 나지 않는다.
시장에선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합계가 약 16조64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한다. 대부분 금융지주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기록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의 실적 파티는 기준금리 인상에 기인한다. 지난해에만 기준금리 연 1.00%에서 3.50%까지 오르면서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했고, 결과적으로 은행에 들어오는 이자 규모도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까지 4대 금융지주 계열 은행의 이자 이익만 8조4396억원으로 집계됐다. 핵심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순이자마진(NIM)도 ▲KB금융 1.98% ▲신한금융 2.00% ▲하나금융 1.82% ▲우리금융 1.86%로 올랐다.
금융지주들이 고금리 수혜로 실적 파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준거금리와 대출금리 산정에 활용되는 가산금리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대 후반까지 하락하며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출금리는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에 이자를 내주는 수신금리는 떨어졌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예대금리차에 기대 이자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 상승기 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들이 실적 파티를 이어가면서 금융당국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대출금리 추가 상승 요인이 적다며 무리한 인상은 자제하다는 뜻을 금융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당국은 주 단위로 이뤄지는 대출금리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고시한 대출금리와 실제 취급한 대출금리 간 차이가 있는지, 어디에 연동된 대출금리가 많이 올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움직이자 은행들도 반응하고 있다. 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 인하에 나섰다. 연초 연 8%대를 돌파한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6%대로 떨어진 상태다.
다만 지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가산금리 축소와 우대금리 확대 등으로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지만, 시장금리 자체가 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가산금리는 신용도에 따른 리스크 차원에서 산정하고 시장에서 정한 수준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내릴 수만은 없다”면서 “은행도 기준금리가 오르면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임의로 대출금리를 올려 이자 이익을 늘리고 있다는 건 오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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