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29)] 글로벌 빅테크의 메타버스 전략(하)
[기사요약]
애플과 구글, 웨어러블 증강현실 기기로 쉽고 편리한 메타버스 세상을 꿈꾼다!
글로벌 빅테크의 메타버스 전략 압축·요약한다면, “꾸준한 투자로 강점 강화, 신시장으로 사업 확대”
우리 기업도 중장기 메타버스 전략 수립하고 지속적인 투자 필요
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지난 편(27~28회)에서는 메타, MS, 엔비디아의 메타버스 사업전략을 살펴보았다. 이번 편은 글로벌 빅테크의 메타버스 전략 마지막 회로 애플과 구글의 사업전략에 대해 알아보겠다.
• 애플은 증강현실(AR) 기반으로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메타버스” 꿈꿔
메타버스 열기가 한창이던 2021년 11월, 블룸버그 인터넷 판에는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메타버스는 애플이 합류하는 그 시점부터 현실이 될 것이다.”
이는 현실 세계에서 IT시장을 주도하는 애플의 기술과 역할이 메타버스 세상에서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자, 메타버스에 대한 애플의 신중한 모습을 대변한다.
사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신기술을 상품화할 때 다소 신중하고 비밀스러움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스마트폰의 대명사 아이폰을 처음 상품화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애플의 메타버스 사업전략은 CEO의 관심사, 신기술 투자, 기업 인수의 내용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애플은 증강현실 중심의 메타버스를 지향하고 있다.
애플의 CEO 팀쿡은 최근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증강현실은 미래 애플의 일부라 할 만큼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증강현실에 집중하는 이유는 메타버스도 스마트폰처럼 누구나 필요할 때 언제든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증강현실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삶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드는 메타버스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 스타트업 인수, 특허 취득 등으로 증강현실 생태계 확장
증강현실에 대한 애플의 관심과 투자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애플은 80년대 후반 이미 초기 수준의 AR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전문가들을 영입해 증강현실연구를 본격화하고, Metaio(AR, 2015), Emotient(AI 기반 사람의 감정 인식, 2016), Vrvana(AR 헤드셋, 2017), Akonia Holographic(홀로그램, 2018) 등 혁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도 인수했다.
애플이 현재 상품화에 집중하고 있는 메타버스 디바이스 역시 안경 형태의 증강현실 기기다. 2023년 내 출시 예정인 이 디바이스는 생활 속에서 쉽고 편리하게 증강현실을 이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제품이다.
여기에 애플은 최근 반지 형태의 증강현실 디바이스 제어기술의 특허를 취득했다. 다수의 센서가 들어있는 이 반지는 3차원 공간에서 착용자의 손동작을 인식해 증강현실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다.
사용자는 이 반지를 엄지와 검지에 착용한 후 스마트 안경을 통해 보이는 증강현실을 확대, 축소, 집어 들기, 회전 등을 할 수 있다.
애플의 메타버스 사업 추진이 겉으로는 느린 듯 보이지만 앞으로의 움직임에 특히 주시해야 한다.
알다시피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으며, 매년 수억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등 사용자 기반이 막강하고, 그들의 로얄티는 어떤 브랜드보다도 높기 때문이다.
애플의 새로운 메타버스 기술이 본격 오픈되면 시장의 주도권이 애플로 빠르게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음은 구글의 메타버스 사업전략을 간략히 살펴보겠다.
• 구글, 메타버스 전략의 무게중심을 가상현실에서 증강현실로 이동
2013년 골판지로 만든 VR기기 카드보드를 출시하며 일찍부터 가상현실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이었던 구글 역시 메타버스 사업전략의 무게중심을 증강현실로 옮기고 있다.
구글의 CEO 순다 피차이는 2022년 개발자 연례회의에서 “향후 집중해야 할 컴퓨팅 환경의 새로운 개척지는 AR이다”라며 증강현실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하듯 구글은 이미 증강현실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최근 그 결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기업 고객 대상의 스마트 안경이다.
구글은 2010년대 초반의 B2C 스마트 안경 사업의 실패를 교훈 삼아 2017년과 2019년 Google Glass Enterprise Edition을 연속 출시했으며 제조 및 농업뿐만 아니라 의료분야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North(2020), Raxium(2022) 등 AR 관련 고유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도 인수했는데, 구글은 이를 기반으로 실시간 자동통역해주는 스마트 안경을 출시하며 B2C 시장에 또다시 도전하고 있다.
이 제품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번역하고 이를 각 사용자의 스마트 안경에 투사해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혁신제품이다.
이밖에도 구글은 스타라인(Starline)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인 고해상도 3차원 영상통화 및 텔레프레젠스(Telepresence) 기능의 AR 장치 개발도 목전에 두고 있는 등 증강현실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 빅테크의 메타버스 전략은 “꾸준한 투자로 강점 강화, 신시장으로 사업 확대”로 요약
지금까지 글로벌 빅테크의 메타버스 사업전략에 대해 알아보았다.
요약하면, 전사의 역량을 메타버스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메타는 B2C 메타버스의 사업 내용을 다양화하면서 B2B 시장으로의 진입을 노리고 있으며, MS와 엔비디아는 그간 축적한 고객 및 기술 자산을 바탕으로 산업 메타버스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B2C 시장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편, 애플과 구글은 AR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의 사업화에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빅테크들은 각자의 강점을 강화하면서, 이와 동시에 미래 성장이 예상되는 신시장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메타버스 사업 추진방향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한때 광풍이 불었던 메타버스가 겉보기에는 잠시 휴지기에 들어간 듯하다. 하지만, 빅테크에게 메타버스는 여전히 미래 성장엔진의 하나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긴 호흡으로 메타버스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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