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28)] 글로벌 빅테크의 메타버스 전략(중)
[기사요약]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산업 메타버스’ 확산에 앞장서다!
두 기업의 접근법은 다르지만, 업무 효율화,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등 프로세스 혁신에 초점 둔 것은 공통점
국내기업도 미래 성장성 높은 ‘산업 메타버스’의 개발·활용에 더 큰 관심과 투자 필요
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메타(Meta) 만큼 큰 화제를 만들고 있진 않지만, 빅테크들은 정중동으로 메타버스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업무를 효율화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산업 메타버스’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확보하려는 빅테크들의 숨겨진 전장터다.
이번 편에서는 ‘산업 메타버스’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의 메타버스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다.
• MS, 기존 B2B 고객들의 메타버스 서비스 지원에 초점
윈도우, 파워포인트, 엑셀 등으로 대중들에게 익숙한 기업 MS는 일반 소비자 매출보다 기업 대상의 매출 비중이 훨씬 더 높은 B2B 서비스 기업이다.
MS의 대표적인 B2B 상품은 아마존 AWS와 함께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는 애저(Azure) 서비스다.
MS의 메타버스 전략은 애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사들이 경영 현장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업무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를 위해 MS는 2021년 초, 3차원 협업 지원 플랫폼 ‘메시(Mesh)’를 론칭했다. 이 솔루션은 가상·증강현실기술과 아바타를 활용해 사용자들이 서로 다른 곳에 있어도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술이다.
MS의 애저 고객사들은 ‘메시’를 활용해 가상공간에서의 공동 작업, 원격 디자인 검토, 원격지 업무 지원(장비 유지보수 등), 임직원 교육·훈련 등에서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이 솔루션은 해당 기업이 기존에 활용하던 다양한 소프트웨어나 데이터와도 연동돼 효율적인 구축·활용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월간 활성 사용자만 2.5억명에 달하는 화상회의 도구 ‘팀즈(Teams)’와 ‘메시’를 결합한 ‘Mesh for Teams’ 서비스를 론칭했다.
MS의 기업고객들은 애저 기반 위에서 PC나 모바일기기로도 AI 기술이 적용된 3D 개인 아바타를 활용해 현실감 있게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아바타는 사용자의 말투나 단어에 따라 표정이나 손짓 등 비언어적인 표현도 구사할 수 있다.
• 대형 M&A 등을 통해 B2C 메타버스 시장 점유 확대
MS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손꼽히는 B2C 메타버스 시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2년 1월,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게임산업 역대 최고가 M&A)에 인수하기로 발표하며 B2C 메타버스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공룡화를 우려한 미 연방거래위원회의 행정소송으로 현재 미 법원의 최종 심판을 남겨놓은 이 인수안이 통과되면 MS는 기존에 보유한 B2C 메타버스 '마인크래프트'에 더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등 지적재산권을 얻게 돼 B2C 메타버스 콘텐츠의 다양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또, MS는 2022년 10월, B2B 메타버스로의 진출을 노리는 메타와의 협력방안을 발표했다.
2023년부터 메타의 가상현실기기에서 MS의 ‘Mesh for Teams’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주요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게 하며, MS의 애저 사용 기업들이 보안이 철저히 관리된 상태에서 메타의 가상현실기기들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양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각자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앞으로, B2B 메타버스 시장에서의 지배력만큼은 아니더라도 B2C 메타버스 시장에서 MS의 성장이 기대된다.
다음으로, 엔비디아의 메타버스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로 ‘산업 메타버스’ 주도를 꿈꿔
“과거 20년의 기술 발전이 놀라웠다면, 앞으로의 20년은 공상과학과 다름없다. 메타버스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황이 2020년 자사의 전 세계 개발자, 엔지니어, 연구자, IT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기술들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만큼 엔비디아는 메타버스를 미래의 유망시장으로 특별히 주목하고 이를 위한 기술들은 준비해 왔다.
엔비디아는 알다시피 3차원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데 필수 기술인 그래픽 가속화 장치 GPU(Graphic Process Unit)를 생산하는 세계 1위 기업이다.
엔비디아는 이 기술을 필두로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는 솔루션인 ‘옴니버스(Omniverse)’를 제공한다. 이 솔루션은 가상공간 안에 실제와 똑같은 형태의 공장, 건물, 도로 등 물리적인 세상을 구현해 다양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 기술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간의 연계가 가능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소프트웨어를 메타버스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어 여러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 3D 전문가들은 옴니버스로 구축된 가상 세계에 접속함으로써 대면 회의나 대용량 파일을 이메일로 교환하던 기존의 협업방식 대신, 언제 어디서든 하나의 가상공간 안에서 효과적인 협업과 동시 작업이 가능하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BMW의 전 세계 31개 생산 공장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가상공장을 구축했으며, 에릭슨은 통신 기지국의 최적화된 설치를 위해 옴니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종 목표는 ‘B2B 메타버스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의 자리매김!
엔비디아의 궁극적인 목표는 메타버스 서비스 사업 진출이다. 마치 아마존과 MS가 현재의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엔비디아는 메타버스 세계에서의 클라우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엔비디아는 옴니버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론칭했다. 메타버스를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패키지형 소프트웨어와 인프라를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다.
현재 전기 스포츠카 전문기업 리막 그룹(RIMAC Group)이 옴니버스 클라우드를 도입해 설계에서 마케팅에 이르는 전체 밸류체인을 혁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마케팅 서비스 조직 WPP는 옴니버스 클라우드를 활용해 자동차에 대한 맞춤형 3D 콘텐츠와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또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 전기업체 지멘스, 소매업체 로위 등 다수의 글로벌기업이 옴니버스 클라우드를 활용 중이다.
산업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MS와 엔비디아의 전략 방향은 서로 다르지만, 앞으로 산업 메타버스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산업 메타버스’는 기업들의 업무 효율화,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등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국내기업들도 산업 메타버스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 편에서는 애플과 구글의 메타버스 전략에 대해 살펴보겠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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