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플로우, 포스코그룹 차세대 물류 원동력으로 부상
전기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포스코는 세계 최고수준의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초일류 철강업체다. 포스코는 최근 주력사업인 철강외에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기 위해 해외에서 광산 매입, 채굴권 확보 등 배터리 원료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기존 철강사업과 배터리 소재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포스코는 물류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물류 사업을 총괄하고 보조할 업체 '포스코플로우'를 출범시켰다. 그룹의 '혈맥'이 되어가는 물류 업무를 책임지고 물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포스코플로우의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그 역할을 되짚어 보기 위해 기획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포스코플로우(POSCO FLOW)가 올해 4월 출범해 포스코그룹 물류를 총괄하는 업체로 자리매김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플로우는 포스코 그룹의 글로벌 인프라를 기반으로 물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물류 계열사다. 포스코플로우의 옛 모습은 포스코터미날이다. 포스코터미날은 올해 3월 29일 포스코플로우로 회사 간판을 바꿨다.
이에 따라 포스코터미날의 기존 역량과 함께 트레이딩 사업을 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아연도금강판 등을 생산하는 포스코스틸리온, 페로니켈 생산을 책임지는 SNNC 등 계열사 물류 업무가 포스코플로우에 집약됐다. 또한 포스코케미칼,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 크라카타우(PT.KP), 포스코 베트남의 물류 업무도 포스코플로우로 통합된다.
포스코그룹이 기존 사명 포스코터미날을 '포스코플로우'로 바꾼 데에는 물류 회사에 어울리는 정체성을 갖기 위한 취지가 담겨 있다. 즉, 포스코 그룹이 추진하는 물류가 단순 화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가 미래 성장으로 '흐른다'는 뜻을 담아 '플로우'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이다. 이를 통해 물류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김광수 포스코플로우 사장은 “우리는 그룹 물류 전문기업이라는 정체성을 토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십 년간 각 기업별로 운용해온 물류역량이 포스코플로우로 집중되고 김광수 사장의 당찬 사업 목표가 실현되면 포스코플로우가 한국 대표 물류 기업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있다.
■ 포스코플로우, 대형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요건 갖춰
올해 초 김광수 포스코플로우 사장은 2022년 매출 목표를 약 2조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과거 포스코터미날 시절에 연간 매출액이 약 1400억원대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심 찬 목표다.
김 사장이 올해 매출 목표를 과거 실적의 14배 규모로 늘릴 데에는 포스코가 생산하는 철강 제품 수출, 포스코가 취급하는 철광석 등 원료, 그리고 연안 운송과 철도를 활용한 운송을 모두 포스코플로우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즉 흩어져있던 계열사 물류 관련 매출이 포스코플로우에 집약된 셈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플로우는 100여곳에 이르는 글로벌 네트워크, 트레일러 2160여대, 물류창고 기업 20여곳, 철송화차(철도레일 차량) 174량, 선박 48기 등을 확보해 포스코 계열사의 글로벌 물류 업무를 담당할 수 있다.
김 사장은 "국내 물류 기업 가운데 포스코플로우가 유일하게 84곳에 벌크 화물(건조 화물) 정기 운항 항만을 갖춘 점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독자적인 벌크 화물 항만을 갖춘 것은 포스코플로우 물류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여러 선박이 항만항에 정박하고 물류 업무를 처리하려면 육상에서 발전· 하역·내륙 운송 서비스 등이 맞물려야 한다.
포스코플로우는 정기 운항 항만을 갖춰 관련 비용의 최소화, 효율성 최적화 등을 이끌어내기가 쉽고 이에 따른 매출 및 영업이익도 견조한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포스코플로우 관계자는 “전세계 해운·물류 운임이 대부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올해 약 2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김 사장이 올해 밝힌 매출 전망치인 2조원을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 그룹 신사업 미래는 포스코플로우에 달렸다
포스코플로우는 포스코케미칼, 포스코리튬솔루션, 포스코HY클린메탈 등을 지원하기 위해 신사업 지원체제를 갖추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 대규모 양극재(배터리 소재 일종)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리튬솔루션은 양극재 핵심연료인 리튬 공급을 담당하며 포스코HY클린메탈은 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해 리사이클링(재활용)하는 사업을 한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2차전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가지 소재로 이뤄진다. 리튬이온을 만드는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며 전지 생산원가의 40% 인 핵심 소재다.
음극재는 양극재에서 나오는 리튬 이온을 보관하고 방출하면서 전기에너지를 만든다. 음극재는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분리막은 2차전지 내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얇은 막으로 미세 가공을 통해 리튬이온만 들어오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 소재다.
포스코그룹의 미래사업이자 신규사업인 포스코케미칼 소재 사업이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포스코리튬솔루션(리튬 확보)->포스코케미칼(양극재 생산)->포스코HY클린메탈(리사이클링)' 순서로 선순환이 이뤄진다. 포스코플로우는 물류기업으로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지원한다.
포스코플로우 관계자는 "첨단 기술을 갖춰도 탄탄한 물류망을 갖추지 못하면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며 "포스코플로우는 물류라인 최적화에 주력해 포스코케미칼, 포스코리튬솔루션, 포스코HY클린메탈 등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게다가 남미 아르헨티나의 리튬 채굴,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흑연 채굴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며 "결국 기존 철강사업과 첨단 배터리 사업을 모두 병행하는 그룹의 소재 밸류체인 구축에 포스코플로우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튬은 양극재를 제조할 때 필요한 원료이며 흑연은 음극재 제조시 필수 원료이다.
■ 공생 가치 담은 경영전략 통해 지속가능한 물류 경쟁력 확보
포스코플로우는 지속 가능한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생 가치를 담은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안전/친환경 기여도를 반영한 공로입찰제도 △저가 제한 낙찰제 △유가연동 보상제도 등이 운영되고 있다.
안전/친환경 기여도를 반영한 공로입찰제도는 포스코플로우가 공로운송(고속도로 및 지방도로를 통한 운송) 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때 안전과 친환경 점수를 일부 고려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포스코플로우가 안전/친환경 요소를 20% 반영하고 해당 기업의 가격적 요소를 80% 반영해 안전과 합리적인 가격을 모두 확보한 기업과 협업을 이어가겠다는 얘기다.
저가 제한 낙찰제 또한 중소기업 생존을 보호하는 제도다. 사업 입찰은 일반적으로 저가 낙찰제로 진행한다. 그런데 이 같은 저가 낙찰제가 광범위하게 시행되면 중소기업들은 '제 살 깎아먹기 식 입찰'을 경쟁적으로 진행하는 폐단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포스코플로우는 본래 비용의 90~95%이하로 입찰이 들어오면 이를 배제하고 합리적 수준을 제시한 기업과 협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포스코플로우는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중소물류기업 사업 입찰을 수시로 진행한다.
포스코플로우 관계자는 “저가 제한 낙찰제 도입은 국내 대기업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포스코플로우가 도입한 유가연동보상제도는 급격한 국제 유가 변동이 일어나면 포스코플로우가 이에 대한 일정 부문을 보상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즉 예측치 못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의 손해를 포스코플로우가 일부 충당해 주겠다는 말이다.
김 사장은 “포스코플로우는 영업이익에 중점을 두기보다 고객가치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포스코플로우가 장기적으로 여러 기업과 상생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한 김광수 사장의 '지속가능한 물류 기업 정신'이 그대로 표현된다고 볼 수 있다.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