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양대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이후 줄곧 경쟁 구도로 형성된 가운데, 올 3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고 꽤 어수선한 분위기다.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서비스가 큰 폭으로 성장하며 회사 출범 1년 9개월 만에 첫 분기 흑자를 낸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마디로 토스증권은 리테일(개인금융)에 집중했고, 카카오페이증권은 홀세일(기관투자자 대상 영업)까지 함께 잡는 투트랙 전략으로 맞섰으나 결과는 달랐다.
■ 흑자 전환한 '토스證' vs 적자 계속된 '카카오페이證'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억원과 2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은 49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0%, 전년 동기 대비 1950%나 증가했다.
적자 폭도 개선됐다. 올 3분기 기준 토스증권의 당기순손실은 147억5439만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손실은 634억397만원이었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역시 지난해 3분기 1336%에서 올 3분기 4708%로 크게 늘어났다.
토스증권의 실적 효자는 ‘해외주식 서비스’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출시한 ‘해외주식 서비스’로 전체 매출액의 30%가량을 차지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사이,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거래서비스에 공을 들인 결과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1분기 6조2000억원 △2분기 10조6000억원 △3분기 13조5000억원의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도 △37억원 △100억원 △130억원 순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 선보였던 ‘주식 모으기’ 서비스도 한몫했다. 적립식 투자처럼 국내와 해외 주식을 매일·매주·매월 단위로 원하는 금액만큼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 출시 8개월만에 약 2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토스증권은 변동성이 커진 주식시장에서 우량기업에 장기투자 할 수 있는 서비스로 매입단가를 낮춰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500여개 종목으로 시작한 해외주식 서비스는 현재 3600개 미국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리츠(REITs)까지 확대해 투자할 수 있어 큰 시너지를 냈다.
올해 10월 말 기준 토스증권의 고객수는 450만명,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200만명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지난 9월부터 리츠, 부동산ETF 등 거래 종목을 늘려 본격적인 위탁매매 수익 확대에 나섰다.
토스증권은 연말까지 해외주식 브로커 및 환전 은행 이중화를 마무리하고, 고객들이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377300)은 유의미한 개선점이 없었다. 올해 3분기 3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4분기 45억원, 올 1분기 109억원, 2분기 239억원으로 적자 폭을 확대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9월 1인당 최대 20억원 한도에 담보유지비율 140%, 상환기간 90일, 최소 담보비율 등 조건 충족 시 횟수나 기한에 제한없이 상환기간 연장도 가능한 파격적인 조건의 신용거래융자 서비스를 개시했다.
하지만 3분기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217만원에 그쳤다. 파격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는 현저하게 적었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 전신인 바로투자증권 소속 법인영업 담당 직원들이 올 초 DS투자증권으로 대거 이탈하면서 홀세일 쪽 펀드 판매잔고가 조 단위로 빠져나갔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리테일 부문 시스템 구축과 몸값이 비싼 고급 개발자들을 대거 기용한 것 만큼의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전문가들은 금융업의 경우 자본이 수익의 재원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흑자 상태가 유지돼야 안정적인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빠른 흑자전환 달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은 토스증권보다 이익 체력은 못 미치는데, 판관비는 많이 지출하기 때문에 흑자전환을 위해 더 많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 토스證, 거래대금 가파른 성장세...카카오페이證, 결국 MTS 활성화가 관건
증시 거래대금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증권사들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었지만,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수수료 급증에 따라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토스증권의 올 3분기 기준 수탁수수료 수익은 80억원인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16억원에 그쳤다.
증권가에선 카카오페이증권의 MTS 거래 활성화가 선행돼야 의견이 나왔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월 MTS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4월에야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은 국내 증시 거래대금의 감소가 있기는 했으나 그 이상으로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어 2분기는 MTS 정식 출범 이후 첫 분기이기 때문에 전년 동기 대비 99.3% 감소한 저조한 성적은 채널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토스증권이나 카카오페이증권과 같은 인터넷전문증권은 키움증권의 선례와 같이 빠른 모객과 신용공여 확대를 통해 이자손익으로 판관비를 감당할 수 있어야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 연구원은 “다만 신용공여는 자본의 100% 이내에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결국 자본 확대의 문제로 이어진다”며 “카카오페이증권은 아직 브로커리지 시장에서의 도태를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