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221111500075
관점뉴스

'수출효자' 디스플레이, 정부 '찔끔' 지원책으로 중국에 밥그릇 뺏긴다

글자확대 글자축소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1.14 05:00 ㅣ 수정 : 2022.11.14 05:00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 최근 정부 지원업종에서 찬밥 신세
업계 반발에 정부 마지못해 뒤늦게 지원책 카드 '만지작'
OLED·QD-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국가전략기술' 선정 시급
17년간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지난해 중국에 세계 정상 빼앗겨
디스플레이업계, 中정부 파격 지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워
기획재정부, 업계 국가전략기술 선정 요구에 계속 외면 '빈축'

image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스트레처블 국책과제 1단계 성과공유회’를 열어 화면이 최대 20% 늘어나면서 고해상도를 보여주는 12인치 풀 컬러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후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 LG디스플레이]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한때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효자로 각광받던 디스플레이가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 빛에 가려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설비투자 세제 혜택을 통해 기업들이 오는 2026년까지 반도체에 총 340조원을 투자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 디스플레이업계, '국가첨단전략산업법' 대상에서 제외돼 불만 표시 

 

정부가 ‘반도체 초강대국’을 목표로 반도체 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는 동안 디스플레이 업계는 잔뜩 뿔이 났다.

 

디스플레이가 지난 17년간 전 세계 시장점유율(M/S) 세계 1위를 유지하며 수출주도 산업으로 한국 경제성장에 이바지한 공로가 잊혀진 채 정부 정책‧예산 지원이 반도체에만 쏠려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 8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국가첨단전략산업법) 대상에서 디스플레이는 제외되면서 서운함은 정점을 향해 치달았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는 최근 15개 국가첨단전략기술 분야를 선정하며 디스플레이를 이에 포함시켜 사태를 무마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은 지난 8월 4일 본격 시행됐다. 이 법은 혁신생태계 조성과 기술역량 강화를 통해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국가·경제 안보와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국가첨단전략기술의 선정 기준은 △공급망 및 국가·경제 안보 영향 △성장잠재력·기술난이도·다른 산업 파급효과 △산업적 중요성 △수출·고용 등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토대로 올해 9~10월 국가첨단전략기술을 1차로 정하고 이후에 분기나 반기별로 추가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당시 반도체 산업은 지원 대상에 당연하게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디스플레이 입지는 모호했다. 

 

이에 대해 디스플레이 업계는 반도체와 함께 디스플레이도 반드시 국가첨단전략산업에 포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지난 4월 ‘디스플레이 발전전략 협의체’에서 “중국 등 경쟁국 추격이 거센 상황"이라며 "민간 부문이 활발하게 투자하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고급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리고 정부는 최근 제1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3대 국가첨단전략산업과 15개 첨단전략기술분야를 우선 선정해 결과를 발표했다. 3대 산업에는 반도체, 2차전지와 함께 디스플레이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계도 정부로부터 특화단지, 특성화대학원, 입지·인력·기술개발·금융 및 규제완화 등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image
삼성디스플레이가 2022년 한국디스플레이 산업 전시회에서 국내 최초로 QD-OLED를 공개했다. [사진 = 삼성디스플레이]

 

■ 디스플레이업계 반발에 정부 '뒷북 대응'...조세특례제한법 등 특별 조치 시급  

 

당초 우려와 달리 디스플레이가 국가첨단전략산업에 결국 포함되자 업계는 희소식이라며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부가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추가로 내놔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겨냥한 목소리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은 국가가 전략산업의 투자촉진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에 조세특례제한법 등을 기반으로 조세를 줄일 수 있다고 규정한다.

 

조세특례제한법은 기술 중요도에 따라 3개 등급으로 나눠 세액공제율을 다르게 적용한다. 가장 높은 세액공제율이 적용되는 등급은 국가전략기술로 연구개발(R&D)의 최대 50%, 사업화 시설투자 16%(중소기업) 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재 국가전략기술에는 반도체, 배터리, 백신이 포함돼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퀀텀닷(QD)-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7년간 세계 최정상 자리를 지켜온 한국 디스플레이는 중국 등 경쟁국 추격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04년 이후 한번도 전 세계 M/S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한국은 지난해 33.2%를 기록해 중국(41.5%)에 1위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이미 백기를 들었고 '주요 먹거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도 위협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등에 따르면 한국의 OLED M/S는 2016년 98.1%에서 지난해 82.8%로 하락했지만 중국은 2016년 1.1%에서 지난해 16.6%로 상승세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등에 업고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전략기술 선정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업계는 국가전략기술 관할 부처인 기획재정부(기재부)에 국가전략기술 선정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기재부는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OLED는 한국기업이 세계무대에서 아직까지 굳건한 입지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수요절벽 때문에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이런 가운데 국가첨단전략기술에 디스플레이가 선정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통해 특화단지나 인력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도 “앞으로 조세특례법에 따른 국가전략기술 선정을 통해 더욱 실질적인 혜택이 더해져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자양분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국산화율이 70% 가까이 되며 투자금액의 상당수가 낙수효과로 나타난다”며 “국가전략기술에 디스플레이가 포함돼 기업 투자를 가속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가첨단전략기술을 심의할 때 각 부처 장관, 차관이 참여했고 기재부에서는 차관이 동석해 그때 업계 의견이 전달됐다”며 “이후 소관 부서에 관련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파악돼 조금 기대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