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 부동산대책 (2)] 전문가 "금리 높은데 거액 대출받아도 집 살까"
15억원 이상 주담대 허용…LTV 50% 상향
금리인상 추가예고에 갈수록 이자 부담↑
"서민 와닿는 정책 아냐"…매수심리 회복 위한 정책 절실"
거래세 완화
[뉴스투데이=김종효 기자] 정부가 규제지역을 대대적으로 풀고 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허용하는 등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추가 금리인상 예고에 실제 거액을 대출받아 집을 살 사람은 적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거래세 완화 등의 세제정책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10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제3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부동산시장 현안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14일부터 서울과 경기 성남(분당·수정), 과천, 하남, 광명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이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된다. 또 12월 1일부터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는 50%로 일원화되고, 투기과열지구의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다.
여기에 맞춰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담대를 허용하고, 임차보증금 반환 대출 보증 한도는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한다. 규제지역 내 서민·실수요자의 경우 LTV 우대 대출 한도를 4억원에서 6억원까지 늘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부동산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서울 지역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후 기존 매물 가격 조정 문의가 많아지긴 했으나, 매수 문의는 여전히 없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는 높은 금리다. 집을 사려는 입장에선 아무리 대출 규제를 풀어준다 해도 대출 이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돼 당장 대출로 집을 사기엔 조심스러운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매물은 계속 나오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다. 수요와 공급이 이렇게까지 불균형을 이루는데 규제지역이 풀려버리면 오히려 매물만 더 많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및 주택가격 하락이 전망되고 있어 이미 매수심리가 식었기 때문에 당장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 역시 "대출 규제가 완화됐다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는 그대로인 데다가 높은 금리로 이자가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당장 매수심리가 회복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자산에 여유가 있는 이들은 급매물을 싸게 사들여 거래량이 늘어날 수는 있으나, 이것이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15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등은 서민들에게 와닿는 정책이 아니다. 실수요자 대부분인 서민들이 매수심리를 회복하기 위해선 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주택 취득 및 양도 단계에서 실질적인 거래세 완화로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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