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얼어붙은 서울 부동산시장, 봄바람 불까
서울 강북 아파트 매매가, 8개월 만에 10억원대 붕괴
한차례 금리인상 예고에 매수심리 크게 위축 전망
전문가 "정부 파격적 대책 없으면 내년초까지 찬바람"
[뉴스투데이=김종효 기자] 경기 침체여파로 매매와 전세 모두 거래 건수가 크게 줄면서 찬바람을 맞고 있는 서울 부동산시장에 언제쯤 봄바람이 불지 관심이 높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없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들어 서울 강북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9576만원이다. 지난달 10억809만원에서 1233만원 하락하면서 10억원대가 붕괴됐다. 10억원대를 돌파한 지 불과 8개월 만이다.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12억7624만원에서 12억6629만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지난달 5억5601만원에서 5억4693만원으로 하락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 집값이 떨어진다는 건 전국 집값이 떨어진다는 얘기와 같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11월 수준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 내집 마련을 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매수심리는 얼어붙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매수심리를 나타내는 지표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7일 기준 서울 지역이 76.0으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2019년 6월 이후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치 100 이하로 내려간다는 것은 매매에 있어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얘기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전주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83.7이었다.
서울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내려간다고 하니, 매물을 가진 사람은 빨리 팔고 싶어하고, 사려는 사람들은 어차피 더 떨어진다고 하니 좀 더 지켜보자는 생각이 있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물은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가격 역시 하락하고 있다. 서울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달 6억7344만원에서 6억6386만원으로 하락했다. 전세 가격이 하락하면서 보증금이 인하되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량도 줄었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75건이었고, 9월은 578건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동산시장의 빙하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전문위원은 금리 인상과 거래량 축소가 가장 큰 문제라고 봤다. 김 위원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거래량이 축소되면서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요와 공급이 지나치게 불균형적이다. 대출도 규제되는 상황에 집값이 계속 떨어져 사려는 사람이 없다”면서 “한국은행에서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우려했던 부분이 부동산시장이었는데,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냥 넋 놓고 시장 경제가 회복되길 기다릴 수만은 없다. 적극적인 정책으로 조금이나마 해소됐으면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정부가 여러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부동산시장 잡겠다고 지금 전체적으로 침체기인 다른 경제적 요소를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에 파격적인 정책이 나오길 기대할 수도 없다고 본다. 올해 하반기는 물론이고 내년 초까지도 이런 암울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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