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다이나믹스(Dynamics) (24)] 키워드로 본 '미들마일 시장 2023'...카카오와 CJ대한통운 등 진출 러시
[기사요약]
대기업 미들마일 플랫폼 시장 진출과 DX 영향은 2023년에도 계속될 전망
경기침제로 인해 ‘실적’이 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극명한 생존게임 전개될 것
환경, 사회, 정부정책 등 ESG 관련 영향은 점점 강화
미들마일 플랫폼시장에서 효율적인 운송료 거래 지원 위한 다양한 금융서비스 등장 예상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AI가 주목받게 되었듯이 2021년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86조원 시가총액 인정)은 일반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의아했던 점은 당시 쿠팡의 적자 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편 쿠팡 상장 1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을 독일계 DH(딜리버리 히어로)가 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창고와 트럭으로 대변되던 3D업종 물류가 핫한 주목을 받게 된 다이나믹스(Dynamics, 역동성)는 과연 무엇이고, 그렇다면 미래에도 물류는 계속 주목받는 산업으로 남게 될까? 역동적인 물류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SW경영대학 겸직교수] 2022년 미들마일(Middle Mile)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을 뽑으라 한다면 대기업 집단의 화물운송플랫폼 시장 진출 러시라 할 수 있다.
SK스퀘어, 카카오, kt는 IT전문 대기업으로 기존 여객 중심의 모빌리티 사업의 확장뿐 아니라 ‘화물’ 이동 시장으로의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대형 통합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은 물류분야의 사업다각화 관점에서 미들마일 플랫폼 시장 진출을 재개하려 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발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트렌드는 향후에도 계속될 전망인데, 2023년을 예측할 수 있는 키워드로는 ①경기침체, ②ESG, ③금융서비스의 결합 등을 꼽을 수 있겠다.
• 미들마일 시장에 부는 경기침체의 영향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물류업계는 오히려 ‘특수’를 맞기도 했었다. 하지만 선사 선복이 남아돌고, 항공사 스페이스 부족도 옛말이라 벌써 운임이 반토막이란 이야기가 시장에서 들린다.
그 다음은 창고 공실, 그리고 그 다음은 운송 수요의 감소가 될 것이다. 예로 CJ대한통운의 택배 물량이 아주 적은 몇 %에 불과하지만 창사 이래 첫 감소를 나타냈다. 대표적인 라스트마일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에 관한 부정적인 소식도 들린다.
투자시장의 위축은 미들마일 화물정보망시장을 포함한 화물운송 분야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고, 2023년은 실적에 따라 관련 기업의 옥석을 가리게 되는 극명한 생존게임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최근 몇 년 동안 디지털 주선사를 표방하고 등장한 몇몇 미들마일 플랫폼 스타트업 대부분이 사실 매출은 성장하지만 영업이익 또한 비례적으로 마이너스를 발생시키는 구조적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 업체에 외부 투자자금의 축소분위기는 매우 심각한 재무위기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미들마일 플랫폼 시장의 흥미로운 트렌드 중의 하나는 다수의 트럭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운송사’ 인수를 통한 자산(asset) 확보 전략이었다.
최근 화물 수요 증가와 노동인력 고령화, 3D 업종기피 현상 등으로 공급(트럭, 운전자)이 부족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2023년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미들마일 시장에서 자산 투자전략에 대한 긍정적인 판단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2022년에 중단은 되었지만 전기차 영업용 번호판 발급으로 인한 소형화물차 시장의 공급과잉이 최근의 급격한 운임하락에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기도 하다.
• 증가하는 ESG의 영향
1) 환경(Environmental)
환경 관련 영향은 전기차, 수소차로 대변되는 친환경 트럭에서의 변화가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2023년부터 디젤트럭의 생산이 중단되고, 이로 인해 친환경차량으로의 전환은 이미 예정되어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현장의 준비는 매우 미흡한 상태이다.
기업의 ESG 경쟁력 차원에서라도 산업용 트럭의 친환경 전환에 국가 차원의 R&D 및 관련 정책 지원이 시급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전기 혹은 수소트럭으로의 단기간 전환이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했을 때 과도기적인 수단으로 저공해 차량으로 분류되는 LPG트럭, LNG트럭뿐만 아니라 연비 측면에서 ‘하이브리드 디젤’과 같은 대안 마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필자의 이전 연재기사 참고: [물류 다이나믹스(Dynamics) (17)] 아마존발(發) ‘전기트럭’ 전쟁 시작, (2022.8.5)).
2) 사회 (Social)
사회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은 기존 미들마일 운송시장 생태계에 대한 공감과 이해라고 생각된다.
‘디지털 주선업’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갖고 있는 대형 모빌리티 기업군의 경우 기존 택시, 대리운전 생태계와의 마찰로 인해 아직도 부정적인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미들마일 쪽에서 재현되는 것은 절대 바람직스럽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선사를 대표하는 주선업협회로부터 ‘화물마당’의 지분 49% 인수를 결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 볼 수 있다.
전국 만개 이상의 주선업체와 종사자들의 역할은 단순 브로커가 아니다. 매일매일 화주의 공급망 운송흐름을 책임지고 보장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인데 하루아침에 이들 역할이 대체될 수 있다는 시각은 매우 나이브(naive)한 생각이다.
과거 한진의 eTruck이나 CJ대한통운의 헬로가 겪었던 시장진입 실패의 원인은 결코 시스템 기능과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었다. 대형 종합물류업체를 경쟁자로 판단하고 있는 주선업체들에 대한 고려가 없는 일방적인 사업추진이 근본 원인이었다.
가시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트럭의 등장도 사회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다.
사실 자율주행 트럭의 탄생은 로봇택시 산업의 그늘에서 진행되었고, 이런 이유로 화물운송 산업계 내에서 안전, 보험, 인프라와 같은 사회적 관점의 논의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 기술발전의 속도를 감안할 때 매우 시급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 판단된다.
3) 정책 (Governance)
정책과 관련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회 차원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발의(2022.6.30.)가 아닐까 싶다.
2018년 3월 최초 도입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는 차주의 적정한 수익보장을 통한 화물수송의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3년(2020~2022년) 일몰제로 한정된 운송품목(컨테이너, 시멘트)에 대해 실시되었고, 실시 이후 화물운송 근로여건 개선, 저가계약 감소, 교통안전 증진 등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다.
개정안은 운송품목을 확대하려는 내용이 골자이고, 향후 화물자동차 혹은 특수자동차로 운송되는 품목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즉, 철강재, 위험물질, 곡물/사료, 택배간선운송차량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데에서도 드러나듯 화물연대 등 화물운송업계의 강력한 요구가 실제 집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 다양한 형태의 금융서비스 등장
미들마일 시장 활성화 차원의 핀테크를 포함한 금융서비스 도입이 활발해질 것이다.
미들마일의 예는 아니지만 2021년 토스(toss)의 ‘타다’ 인수 소식은 간단히 말해서 모바일 결제시장이 전통적인 택시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앞서 몇 개의 글로벌 미들마일 플랫폼 업체 사례에서 볼 때 이미 다양한 형태의 금융서비스가 미들마일 시장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화물운임 지급 주체와 회수 구조를 살펴보면, 운송료 지급은 화주와 차주 사이에서 많은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화물운송 운임이 차주에게 돌아가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이슈가 있다.
운임 지급시간을 단축하는 아이디어에 착안한 금융 프로그램이 등장하였으나, 아직은 지급시간 단축에 대한 수수료 부가로 인해 확산에는 한계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화물운송시장 결제 규모가 상당하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금융상품으로의 확정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까운 미래에 미들마일 플랫폼시장에서 핀테크 기술과 연관된 다양한 형태의 금융서비스 등장은 쉽게 예견 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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