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호(號) 디지털 영토 넓혀 'ABC' 초우량기업 된다 ③] KT, '우영우' 발판 삼아 '종합 미디어그룹' 성큼 (하)

이화연 기자 입력 : 2022.11.03 01:15 ㅣ 수정 : 2022.11.07 10:23

KT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미디어 가치사슬 완성
2025년 KT그룹 미디어·콘텐츠 매출 5조원 목표
"우영우 흥행으로 KT스튜디오지니 ENA 역량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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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58) 대표가 이끄는 KT가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다. 구 대표가 2020년 KT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KT를 통신기업 텔코(TELCO)에서 디지털 플랫폼기업 '디지코(DIGICO)'로 탈바꿈하겠다는 경영 청사진을 제시한 후 그의 야심찬 사업 청사진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경영 최전선에서 지휘봉을 잡은 구 대표는 2020년부터 KT 체질 개선작업에 들어가 KT를 AICC(AI컨택센터), 클라우드, 콘텐츠 최강자 반열에 올려놨다. 구 대표는 또 회사 형태를 사업별 중심 회사가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형 회사’로 바꾸는 등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KT가 그리는 디지코 최강자의 미래와 향후 성장 전망을 다룬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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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차별화된 미디어 밸류체인을 토대로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KT 독점 콘텐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왼쪽)와 '나는 SOLO' 출연진의 모습. [사진편집=이화연 기자]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국민 드라마를 만드는 이동통신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원천 지식재산권(IP)을 발굴한 후 제작과 유통까지 맡은 KT 얘기다.

 

3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KT가 국민드라마를 만들고 유통업무까지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 'KT스튜디오지니'가 자리잡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KT그룹의 미디어·콘텐츠 회사다. 이 회사는 구현모(58) KT 대표가 역점을 둔 ‘지주형 회사’ 체제를 통해 차별화된 미디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이후 글로벌 종합 콘텐츠 기업 CJ ENM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대표되는 우수 지식재산권(IP)를 발굴했다. 이를 통해 KT스튜디오지니는 KT가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발돋움하는 자양분을 제공했다.

 

또한 KT와 CJ ENM은 올해안에 각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합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통합법인은 ‘웨이브’를 밀어내고 토종 OTT 1위로 부상한다. 이와 함께 KT 계열 전자책 업체 ‘밀리의 서재’의 상장에 따른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 '제작' 스튜디오지니·'채널' SkyTV… 독보적 미디어 밸류체인 갖춘다

 

KT는 지난해 3월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해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KT는 구독형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를 인수해 기존 웹소설 플랫폼 ‘스토리위즈’에 더해 원천IP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KT는 또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인 HCN(옛 현대HCN)과 미디어지니(옛 현대미디어)를 인수해 기존 skyTV 7개 채널에 5개 채널을 추가하며 13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유료방송 1위 사업자로 우뚝 섰다. 

 

현재 KT스튜디오지니 산하에는 케이티시즌, 스토리위즈, 미디어지니, 지니뮤직, 밀리의 서재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KT스튜디오지니는 계열사를 통해 원천IP를 확보하고 콘텐츠를 기획·제작해 자사 플랫폼으로 유통하는 미디어 밸류체인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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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 미디어 밸류체인 [사진제공=KT]

 

이와 같은 투자는 올해부터 결실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 3월 CJ ENM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미디어 혈맹’을 맺었다. 두 회사는 이를 통해 콘텐츠 투자부터 제작, 편성, 유통에 이르는 광범위한 협력체계를 갖췄다. 이후 KT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에 CJ ENM의 OTT 티빙 혜택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더해져 OTT 합병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는 연내 현실화 될 전망이다. OTT 사업자 KT 시즌(Seezn)이 CJ ENM 티빙에 통합되는 방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기업결합을 지난달 31일 승인했다. 두 플랫폼의 시장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18.05%로 토종 OTT 중 1위업체 웨이브(14.37%)를 가뿐히 따돌리게 된다. 통합 티빙을 통해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하고 SkyTV의 ENA 채널에서 방영하는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어 부가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KT스튜디오지니와 skyTV는 각각 콘텐츠 제작 역량과 채널 플랫폼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오는 2025년까지 미디어·콘텐츠 매출을 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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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KT그룹 사장(오른쪽)과 강호성 CJ ENM 대표가 지난 3월 '미디어 혈맹'을 맺는 체결식을 맺은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KT]

 

■ 신생 채널이지만 흥행한 '우영우'… 2025년 미디어·콘텐츠 매출 5조원

 

SkyTV가 지난 4월 새 케이블 방송 채널 브랜드 ENA를 론칭할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ENA는 △ENA(옛 스카이) △ENA 드라마(옛 드라마H) △ENA 플레이(옛 NQQ) △ENA 스토리(트렌디) 등 기존 채널을 리뉴얼해 새롭게 탄생한 브랜드다.

 

하지만 우려가 무색하게 올해 상반기 KT스튜디오지니 등 미디어·콘텐츠 자회사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34.7% 성장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하고 ENA에서 독점 방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에서 제작한 예능 ‘나는 솔로(SOLO)’와 ‘강철부대’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흥행한 점이 좋은 성적표를 거머쥐게 된 비결이다.

 

특히 우영우는 글로벌 OTT업체 넷플릭스가 올해 3분기 아시아 지역 가입자 수를 늘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메가 히트’해 눈길을 끌었다. 우영우는 KT스튜디오지니에서 제작하고 ENA, 지니TV(옛 올레tv), 시즌, 넷플릭스에서 방영됐다.

 

우영우의 첫 회 시청률은 0.9%에 그쳤으나 입소문을 타고 신드롬을 일으켜 최종회는 17.5%로 마감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우수한 원천IP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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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채널 브랜드 [사진제공=KT]

 

KT는 최근 들어서도 미디어·콘텐츠 분야 대열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yTV 모회사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KT스카이라이프는 미디어지니를 흡수해 11월부터 합병 법인으로 출범한다. 이를 통해 3년 후에는 ENA 브랜드 가치를 1조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KT는 또한 인터넷TV(IPTV) 1위 사업자로서 자사 '올레tv'를 '지니TV'로 리뉴얼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지니TV는 플랫폼을 전면 개편하고 OTT 전용관을 신설하는 등 콘텐츠 큐레이션(콘텐츠를 수집, 분류, 구조화하는 작업) 기능을 강화했다.

 

계열사 밀리의 서재는 올해안에 코스닥 시장 입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밀리의 서재는 20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공모가 범위는 2만1500~2만5000원으로 총 공모 예정 금액은 430억~500억원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KT는 자체 플랫폼(통합 티빙, ENA)을 갖춘 드라마 제작사로 국내에서는 CJ, JTBC, SBS에 이어 4번째 스튜디오에 해당한다”며 “올해 ENA 수목극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세계 무대에서 대흥행을 거둬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의 기획제작 역량과 ENA 채널 역량이 동시에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확고한 1위 스튜디오 CJ그룹과 OTT 플랫폼 통합을 진행 중이고 내년이면 캡티브 드라마 슬롯 수가 JTBC나 SBS와 대등해진다는 점에서 KT스튜디오지니는 짧은 기간내에 2위 그룹으로 급성장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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