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호(號) 디지털 영토 넓혀 'ABC' 초우량기업 된다 ②] ‘디지코 KT’ 기업 고객 사로잡은 비결은(중)
이화연 기자 입력 : 2022.10.31 05:00 ㅣ 수정 : 2022.10.31 05:00
2025년 B2B+디지코 매출 비중 50%로 늘려 AICC 상반기 매출로 지난해 실적 추월…AI로봇 사업 본격화 KT클라우드, 2026년 매출 2조원 목표로 투자 지속
구현모(58) 대표가 이끄는 KT가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다. 구 대표가 2020년 KT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KT를 통신기업 텔코(TELCO)에서 디지털 플랫폼기업 '디지코(DIGICO)'로 탈바꿈하겠다는 경영 청사진을 제시한 후 그의 야심찬 사업 청사진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경영 최전선에서 지휘봉을 잡은 구 대표는 2020년부터 KT 체질 개선작업에 들어가 KT를 AICC(AI컨택센터), 클라우드, 콘텐츠 최강자 반열에 올려놨다. 구 대표는 또 회사 형태를 사업별 중심 회사가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형 회사’로 바꾸는 등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KT가 그리는 디지코 최강자의 미래와 향후 성장 전망을 다룬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KT의 디지털 플랫폼기업 '디지코(DIGICO)'가 최근 기업 고객을 사로잡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지코는 통신기업 텔코(TELCO)에서 축적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KT는 기존 유·무선 통신 가입자들 위주의 B2C(기업-소비자 거래)에서 B2B(기업-기업 거래)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KT는 올해 상반기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코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어 실적호조로 이어졌다. KT는 디지코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그룹사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인 3524억원에 이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4월 독립한 KT클라우드의 활약상에도 기대가 모은다.
KT클라우드는 정부와 기업에 클라우드(Cloud·가상서버)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터넷데이터센터(IDC)도 운영한다. IDC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이메일,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제공할 때 필요한 인프라다.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1위 기업으로 우뚝 선 KT클라우드는 업계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신규 IDC를 짓고 초거대 AI 기술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KT의 이와 같은 사업 다각화 전략은 구현모(58) 대표가 2020년 3월 KT 수장으로 등장한 후 야심차게 추진해온 디지털 플랫폼 사업과 디지코 사업의 근간인 이른바 ‘ABC 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얘기다. ABC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의 알파벳 머릿글자를 조합해 만든 단어다.
■ KT, 디지코 전환으로 사업군 늘려…AICC·AI로봇 상용화
KT는 사업 부문을 △텔코 B2C(유·무선 통신) △텔코 B2B(기업 인터넷) △디지코 B2C(IPTV(인터넷TV)·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디지코 B2B(AI·클라우드) 등 4개로 나누고 있다.
KT는 이 가운데 텔코 B2C를 제외한 나머지 세 부문(B2B+디지코)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올해 2분기 기준 B2B+디지코 서비스 매출은 7조9800억원으로 KT가 디지코로 전환하기 이전인 2019년 2분기 7조4000억원보다 7.8% 늘었다.
KT는 디지코 전환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려 서비스 매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KT는 올해 2분기 기준 KT그룹에서 41%에 머물고 있는 B2B+디지코 사업 비중을 오는 2025년에는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AICC와 AI로봇, 클라우드·IDC 등이 포함된 B2B 디지코 사업이다. K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B2B 디지코 사업 매출액은 KT클라우드 실적을 포함해 5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특히 AICC 사업은 은행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형 구축사업을 수주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연간 매출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AICC는 AI가 업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일종의 고객센터 서비스다.
KT는 최근 세브란스병원에 AICC를 도입해 환자들의 진료 일정을 확인하고 변경도 해주는 업무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바쁜 소상공인들의 전화 업무를 도와주는 ‘AI 통화비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KT는 또한 올해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 등을 겨냥한 ‘KT AI방역로봇’을 선보였다. AI방역로봇은 1대당 2000만원 수준이며 올해 판매 목표량은 3000~4000대 수준이다.
AI인재 교육과정 ‘에이블 스쿨’과 국내 첫 AI인증시험 ‘AICE’ 등 사내·외 AI인재 육성도 KT의 핵심 사업분야다. KT 주도로 지난 2020년 2월 출범한 국내 대표 산학연(산업·학계·연구) 플랫폼 ‘AI 원팀’은 대한민국을 1등 AI 국가로 만들기 위한 핵심 기술을 연구해 업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 “11조원 시장 잡아라”…KT, 공공 클라우드 시장 1위 굳힌다
KT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클라우드·IDC는 올해 2분기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KT클라우드 매출을 포함한 클라우드·IDC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4% 늘어났다.
KT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IDC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성장률(CAGR) 17%를 기록해 2025년에는 11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1일 신설법인으로 출범한 KT클라우드의 책임이 막중해졌다.
KT는 디지털 인프라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클라우드·IDC 사업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KT클라우드는 지난 5월 kt ds의 클라우드 사업을 양수하며 그룹 내 분산됐던 클라우드 역량을 한 곳에 모았다. 이후 다양한 분야의 직원을 충원해 클라우드IDC ‘컨트롤타워’로 발돋움했다.
이에 힘입어 KT클라우드는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성장한 6000억원으로 정했다. 또한 오는 2026년까지 매출 2조원 규모의 국내 최고 DX(디지털 전환) 전문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KT클라우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2020년 대비 16% 늘어난 4559억원이었다.
KT클라우드는 2026년 매출 2조원대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한 사업전략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KT클라우드는 서비스 역량 확보, 2025년 100MW(메가와트) IDC 추가 증설 등 야심찬 행보를 펼쳐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KT클라우드는 8000억원 규모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사업에 집중해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KT는 현재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1위 회사다.
이와 관련해 KT클라우드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26MW(메가와트)의 정보통신(IT) 용량을 수용할 수 있는 초거대 데이터센터 ‘가산 IDC’ 착공에 나섰다. 가산 IDC가 완공되면 2020년 문을 연 서울지역 최대 규모 ‘용산IDC’와 함께 대규모 용량을 추가 공급해 갈수록 늘어나는 수도권 IDC 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KT클라우드는 올해말까지 KT대덕2연구센터에 초거대 AI 학습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초거대 AI 학습 성능개선과 재학습결과 등을 검토·보완해 글로벌 탑티어(Top Tier (탑티어·정상급) 수준까지 기술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KT가 통신사에서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특히 KT클라우드는 올해 매출이 전년대비 16.8% 늘어난 53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KT클라우드의 향후 사업전망을 밝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