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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휴면카드’, 카드사‧소비자 모두에 부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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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2.09.29 07:29 ㅣ 수정 : 2022.09.2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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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제가 카드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저도 타사 신용카드 발급받아서 캐시백을 챙겨요. 요즘엔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워낙 활성화 돼 있어서 카드를 여러 장 발급받아 혜택을 챙기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한 카드사 관계자가 기자와의 대화 도중 한 말이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신용카드를 한 장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신용카드별 혜택을 확인해 캐시백 등 혜택을 알뜰하게 이용하는 ‘체리피커’가 많은 요즘엔 신용카드를 여러 장 가지고 있는 이들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카드사들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캐시백 등을 제공하며 신용카드 발급을 유도한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는 고객이 많을수록 본업인 신용판매 실적 상승을 노릴 수 있고, 더 나아가 고객 중 일부가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이나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등 대출상품을 이용하게 되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여러 장 발급받아 사용하는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발급받은 뒤 사용하지 않는 ‘휴면카드’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휴면카드란 발급된 이후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카드를 뜻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신용카드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휴면카드 자동해지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휴면카드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신용카드 발급매수(누적)는 1억2081만매로 전년 말 1억1769만매 대비 312만매(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휴면카드는 1314만매에서 1458만매로 144만매(11.0%)나 늘어났다.

 

휴면카드가 증가할수록 카드사는 초기 상품개발 비용과 마케팅 비용, 발급 비용, 배송비 등 ‘매몰비용’이 증가한다. 여기에 회원관리 비용, 마케팅 비용 등 지출이 더해진다. 매몰비용이 늘어나면 그만큼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혜택이 줄어들거나 수수료(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휴면카드로 인해 사용 중인 신용카드의 한도가 감소하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카드사는 여신금융협회에서 카드를 3장 이상 소지한 회원의 이용금액과 연체금액, 이용한도 등 카드발급 관련 정보를 제공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한다. 카드 수가 많으면 카드당 이용한도가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보유한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휴면카드 활성화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휴면카드 정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최근 카드사들은 6개월 이상 사용 이력이 없는 카드를 사용하면 캐시백이나 포인트, 할인권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계속해서 펼치고 있다.

 

카드사가 휴면카드 정리에 소홀할수록 마케팅 비용은 더욱 늘어나고,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도 커진다. 휴면카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카드업계는 물론 금융당국 차원에서의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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