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금감원 "車 보험료 인하 유도"…역대급 실적낸 손보사는 '글쎄'

한현주 기자 입력 : 2022.09.08 08:50 ㅣ 수정 : 2022.09.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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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한현주 기자]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비율)이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보험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하반기 자동차보험료 인하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2022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 및 향후 감독 방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6264억원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4137억원 보다 2127억원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원수보험료 기준)는 10조 3731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입대수 증가 등으로 지난해(10조1000억원)보다 약 3.0% 증가했다.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79.4%보다 2.3% 포인트 하락했다. 2017년 77.8%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손보사의 보험료 인하 여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손해율 등 영업실적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을 유도하여 국민들의 자동차보험료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감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손해보험사들의 영업손익과 당기손익이 역대 최대 기록, 금융당국도 보험료를 내리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정작 보험사는 그럴 생각이 없는 듯하다. 아니 기자와 통화한 한 보험관계자는 올해 추가 인하는 안 하고 하반기까지 관련 통계를 모니터링 한 후 내년에 가서 손해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 보험료를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더 나아가 보험사들은 앓는 소리도 한다. 지난 10년간 누적적자가 6조3000억원에 이르고 보험가격 자율화가 이뤄진 지 오래인데 왜 감놔라 배놔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금융당국은 왜 "영업실적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을 유도하겠다"고 생색을 내는 것일까.

 

손보업계에선 손사레를 치고 있는데 금융당국만 큰 소리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보험료 인하 논쟁은 올해 1분기부터 시작 됐다. 같은 기간 손해율이 감소하면서  금융당국도 조금씩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며 얘기를 꺼내 들었다.

 

사실 그땐 정말 금융당국이 뭔가를 내놓을 줄 알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손보사 관계자들과 대화한 후 올해 인하 가능성은 물 건너 같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의 발표는 변하지 않았다.

 

보험료가 인하되면 가장 기쁜 사람들은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이다. 고공행진 하는 물가에 한숨 절로 나는 상황에서 서민들에게 희망고문을 하기보다  금융당국은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들과 함께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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