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9.28 09:53 ㅣ 수정 : 2022.09.28 09:53
코스피, 전문가 1,900선까지 전망... 금리인상 韓 증시 ‘휘청’ 금리 인상 반영한 원·달러 환율... 증권가, 1460원 고점 높여 개인투자자, 금리 인상기 안전 자산 채권형 ETF...'환승'러쉬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회의에서도 '자이언트스탭'(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고, 내년에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금융시장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특히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올해 말 금리를 4.4%로 전망하면서, 11월과 12월 예정된 FOMC에서도 추가 빅스탭(0.5%p 인상)과 자이언트스탭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무엇보다 미국이 올해만 네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한미 금리 격차가 벌어짐에 따라 다음달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14일)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코스피, 전문가 1,900선까지 전망...금리 인상에 국내 증시 연일 ‘휘청’
증권가는 미국 연준의 세 번째 자이언트스탭 이후 국내 증시가 크게 휘청이는 가운데, 4분기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FOMC 회의 결과에 일시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가,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지속할 것이란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S&P)500은 각각 1.70%와 1.71% 내려갔고, 나스닥 지수는 1.79% 떨어졌다.
또 FOMC 결과 발표 다음날인 지난 22일 한국증시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0.63% 빠졌고,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5.5원 급등한 140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6일도 ‘검은 월요일’의 공포가 국내 증시를 또다시 덮치면서, 코스피는 전장 대비 3.02% 밀리며 2220.94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20년 7월 27일(2217.86) 이후 최저다.
같은날 코스닥도 전장보다 5.07% 내린 692.3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이 700선 아래에서 추락한 것은 2020년 6월 15일(693.15)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큰 혼돈에 빠진 이유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후폭풍을 맞았다는 우려와 함께, 영국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까지 더해 복합적으로 작용됐다.
전문가들은 낙폭이 큰 상황에도 당분간 주식시장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고강도 긴축, 경기 침체 우려로 이어지는 악순환과 상단을 가늠하기 힘들어진 달러 강세 현상이 투자자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어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고환율 등 부정적인 매크로 환경과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주가에 녹아들었다”며 “문제는 투자자에 불편한 환경이 더 지속할 수 있는 점이다. 추후 증시 반등과 주가 회복은 충분하나 지금은 시기적으로 더 기다릴 때다”고 분석했다.
■ 금리 인상을 반영한 원·달러 환율...증권가, 1460원까지 고점 높여
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이후 2거래일 만에 1430원까지 치솟으면서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당분간 시장에서 특별한 호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22원 오른 1431.3원에 마쳤다. 이날 장 초반 1420원을 넘어선 이후 빠르게 상승 폭을 키운 환율은 오전 1430원을 뚫었고, 오후 한때 1435.1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환율이 장중 1430원대로 올라선 것은 2009년 3월 17일(고가 1436원) 이후 약 13년 6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미국의 자이언트스탭 단행 이후 영국의 경기부양책 부작용 우려에 따른 파운드화 급락에 달러가 강세를 보여서다.
여하튼 여전히 미 달러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다. 9월 FOMC에서 점도표가 상향 조정된 후 연말과 내년 금리 수준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갔다.
앞서 지난 22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400원대를 기록했다.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1360원, 1370원, 1380원, 1390원, 1400원 선을 차례로 밟으며 빠르게 고점을 높여왔다. 환율이 치솟으면 곧 기업들의 비용 부담과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경제에 더욱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 특성상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기업의 비용 증가는 물론 국내 물가를 더욱 자극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작용할 수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금리를 11월, 12월에 각각 50bp, 내년 2월에 25bp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해당 전제하에 4분기 달러-원 환율 상단은 1445원, 23년 1분기 상단은 1460원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개인투자자, 금리 인상기 안전 자산...채권형 ETF로 환승 '붐'
최근 연준의 자이언트스탭 이후 글로벌 금리가 단기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작용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미국·유럽 등 주요선진국들이 속속 금리를 올리자 원‧달러 상승률이 급등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고 안정적인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채권형 등 ETF에 뭉칫돈이 몰리는 이유다.
특히 미국 정부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영국 정부가 감세 정책을 내놓게 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한때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보니, 채권형 ETF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상황이 이래지자 신규 발행되는 채권의 이자율은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사실상 원금이 보장된다는 특성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반영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 채권형 ETF 순매수 규모는 약 433억원을 찍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채권형 ETF가 출시 이후 2013년 12월(약 659억원)에 이어 두번째다.
반면 주식형 ETF는 개인투자자들이 지난달 443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볼 때, 개미들이 주식형을 팔고 대신 채권형에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채권은 발행 주체에게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만기 시 원금 상환이 가능하고, 일정 수준의 이자까지 받아 일반적으로 주식에 비해 안전한 투자 자산으로 분류된다.
증권가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채권형 ETF는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미국 ETF 시장은 주식 ETF에서 자금이 유출됐다. 9월 FOMC가 끝났음에도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언제 마무리될 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 증시 불안, 절세 외침, 증권사 서둘러 대책 마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탭’(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영향으로 국내외 증시가 흔들리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은 절세를 마케팅 포인트로 두고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
증권사들은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과 절세 팁, 절세 관련 고액자산가·일반투자자 대상 투자설명회, MTS 서비스 등을 서둘러 내놓는 모습이다.
유안타증권은 오후 29일 오후 4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자설명회 '절세 투자전략 및 핫한 채권 시장, 동향은?'을 진행한다.
신한금융투자는 디지털 고객의 투자상담 편의성 제고를 위해 오는 30일부터 ‘디지털PB 화상상담’ 서비스를 기존 ‘디지털PB 투자상담’ 서비스에 새로 추가해 제공한다.
IBK투자증권은 가업승계와 상속 주제로 세무가이드북을 내놨다. 중견·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IBK투자증권 TAX VIPCLASS' 1편이다.
KB증권은 고객 자산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세후 투자수익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절세연구소를 오픈했다. 이 연구소는 전원 세무사로, 실무경력과 국세청 근무이력, 금융업 현장경험을 갖춘 베테랑 6명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연말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 고객 대상으로 “지금이 가장 연금하기 좋을 때” 이벤트를 오는 11월 30일까지 실시한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한 세금 데이터 한눈에 서비스를 론칭했다. 모바일 세금 서비스 MY세금, 세무상담 대표전화 서비스 등이 그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