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공백’ 예보, 사장 인선 진통...유력 후보 자격 논란

최병춘 기자 입력 : 2022.09.28 07:24 ㅣ 수정 : 2022.09.28 07:24

예보, 임추위 진행 차기 사장 선임 작업 속도
노조, 유력 후보 유재훈 전 예결원 사장 반발
예결원 시절 ‘인사전횡’‧대선캠프 출신 ‘낙하산 인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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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차기 사장 선임 절차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유재훈 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내부에서 낙하산 인사 등 자격을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전날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었다.

 

김태현 전 사장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취임을 위해 중도사임하면서 발생한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예보는 발 빠르게 후임 사장 인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예보는 이달 초(8일) 신임 사장 후보자 공개 모집을 마무리한 뒤 이날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장 후보군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임추위는 서류심사와 면접 심사 등을 진행해 최종 후보군을 선정해 조만간 차기 예보 사장의 임명절차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보 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예보 사장으로 유 전 사장이 꼽히고 있다. 금융 공공기관 중 하나인 예보는 정부와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해 그동안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등 관료 출신들이 사장직을 맡아왔다.

 

윤석열 정부 들어 기재부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금융 기관장을 맡고 있어 이 같은 기조가 예보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 수장인 김주현 현 금융위원장 또한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출신으로 금융위 사무처장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예보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전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태현 전 사장도 기재부-금융위 사무처장 코스를 밟았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유 전 사장 또한 재무부와 재정경제원(현 기재부) 등을 거쳐 기재부 국고국 국장, 금융위 증권선물위 상임위원 등을 지내고 지난 2013년 11월 예결원 사장에 선임됐다. 이후 2016년 9월부터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회계감사국장을 맡아왔다.

 

전형적인 관료 출신 금융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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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유 전 사장은 공식 후보 선정 전부터 예결원 사장 시절 사건 등을 이유로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임추위가 열린 지난 27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예금보험공사지부(이하 노조)는 정부서울청사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예보 사장의 낙하산 임명 시도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기재부에 예보의 사장 인사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유 전 사장의 후보 지원 의사 자친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노조는 “예금자 보호, 금융사 부실 예방 등 금융안전망을 책임지는 핵심 국가기관인 예보 사장은 전문성과 도덕성, 윤리경영 의지 등 필수적 자질을 갖춰야한다”면서 “공석인 사장 공모 과정에서 무능하고 부적격하며, 심지어 파렴치한 불법행위로 공공기관에 막대한 손해를 야기했던 모피아 출신이 사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유 전 사장은 과거 예결원 사장 재직 당시, 수십 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강제로 보임 해제 및 강등인사했고, 부당·보복인사를 무법적으로 단행한 자”라며 “이 사건으로 예탁결제원은 대법원으로부터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 위반으로 5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손해를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예결원은 지난 2019년 진행된 직원 부당인사 소송에서 대법원으로부터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 위반으로 5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유 전 사장이 예결원에 취임한 지난 2013년 11월 이후 총 4회에 걸쳐 본부장, 부장, 팀장급 37명이 이유 없이 강등되면서 불거진 소송이었다.

 

노조는 “지난 2020년 국정감사에서 국회는 예탁결제원이 당시의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해 유 전 사장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라고 지적 한 바 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배상도 없이 또 다시 예보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밖에도 노조는 유 전 사장이 재직 당시 과도한 해외 출장을 다녔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임기 종료 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에 지원하고 선임돼 기관의 경영 공백을 불러일으킨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수석전문위원을 맡기도 했던 유 전 사장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력을 두고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는 “예보는 사장 후보자 추천 절차를 시작으로 감사, 상임이사 등 임원인사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며 “노조는 부적격자의 낙하산, 밀실 야합, 돌려먹기식 회전문 인사에 나설 경우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 정당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예보 관계자는 “사장 후보 추천을 위한 임추위가 진행됐다”며 “하지만 임추위에서 진행된 만큼 아직 예보 내부에선 최종 후보로 누가 선정됐는지 확인할 수 없어 우리도 추후 절차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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