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점포 줄이기 가속화…커지는 지역금융 공백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시중은행 뿐 아니라 지방은행들이 경영 효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영업점 통폐합 등 추진하면서 지역 금융서비스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의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지방은행의 국내 영업점(지점, 출장소)은 총 81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832개)보다는 18개, 1년 전인 작년 상반기(874개)보다는 무려 60개 점포가 줄어든 것이다.
은행별로 보면 제주은행만 1년 전과 같은 영업점 규모를 유지했고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감소했다. 부산은행의 경우 작년 상반기 232개에서 올해 212개로 20개가 사라졌고 대구은행도 228개에서 210개로 18개 축소됐다. 경남은행 영업점은 143개에서 131개로 12개가 감소했다.
이 밖에 전북은행은 7개(97개→90개), 광주은행은 3개(143개→141개)의 영업점이 사라졌다.
지방은행 영업점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말 969개 달했던 영업점은 매년 감소하면서 지난해 말 832개까지 줄어들었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사라진 영업점만 무려 100여개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에도 전북은행의 4개 점포 통폐합이 진행되는 등 지방은행의 영업점은 더 줄어들 예정이다.
지방은행의 영업점이 빠르게 줄고 있는 것은 은행의 영업기반이 되는 수도권 외 지방의 인구감소와 경기침체와 함께 비대면 금융의 확산 기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강화하는 디지털전환 기조가 금융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은행권도 디지털전환을 목표로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오프라인 영업점의 통폐합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등이 활성화되면서 은행들이 굳이 비용이 많이 드는 영업점을 유지할 필요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은행 영업점은 2017년 말 기준 6775개에서 올해 2분기 기준 5910개로 12.7%나 감소했다.
문제는 은행 영업점 감소로 지방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송석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없는 기초지방자치단체는 47곳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전라남도에서 12개로 제일 많았다. 이어 경상남도·북도 9개, 전라북도 6개, 강원도 5개, 충청북도 4개, 인천광역시·충청남도 1개 순이었다.
유독 군 단위지역에서 시중은행 영업점을 찾기 힘든 것은 은행들이 효율성 낮은 지역 영업점을 먼저 폐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송석준 의원은 “시중 4대 은행이 없는 기초지자체는 모두 군지역으로 지방에 거주할수록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고, 은행 점포는 줄어 점포당 고객 수가 증가해 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수도권 외 지방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기반 영업을 벌이고 있는 지방은행마저 점포를 줄이면서 지방 금융서비스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에는 비대면 금융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 인구가 집중돼 있다.
이에 은행 영업점 감소에 따른 금융서비스 질 저하를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의원은 “금융서비스 접근성 향상을 위해 우체국 업무제휴, 은행 간 공동점포, 화상상담 등을 통해 지역 간 금융 접근성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지방은행들은 이동점포 운영이나 자동화기기(ATM) 이용 교육 등 디지털 취약계층 맞춤 금융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역별 거주 인구 현황을 분석해 이동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대구은행은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금융특화점포를 내면서 지방 금융서비스 공백을 메우고 있다. 또 최근 경남은행은 경남노인통합지원센터에 ‘자동화기기(ATM) 거래 금융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