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2.09.16 01:20 ㅣ 수정 : 2022.09.16 04:00
하반기 조단위 최대 IPO 꼽혔던 2차전지 관련주 더블유씨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대다수 기관들이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보다 낮은 가격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쇼크, 다른 대어급 IPO도 줄줄이 악영향 우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증시침체에도 성일하이텍과 새빗캠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이 IPO(기업공개) 수요예측과 공모청약 과정에서 흥행성공과 함께 상장이후에도 잘나가고 있는 반면 대어급 IPO로 꼽힌 더블유씨피가 수요예측에서 쓴맛을 봤다.
하반기 IPI 대어급으로 불렸던 더블유씨피는 14, 15일 이틀간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대다수 기관들이 공모가 희망밴드(8만~10만원)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더블유씨피 공모가격은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8만원)보다 아래 가격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블유씨피의 수요예측 흥행부진은 예상밖이다. 증권가에서는 앞서 성일하이텍과 새빗캠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이 수요예측과 공모청약 모두에서 흥행에 성공했고 상장이후에도 주가가 공모가 대비 15일 종가 기준 각각 234%와 371% 올라 더블유씨피에도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점쳤었다.
더욱이 더블유씨피는 이익미실현기업 특례상장인 테슬라 상장을 선택했지만 올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기대감을 부풀렸다. 회사측이 밝힌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74억원, 18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DB금융투자는 더블유씨피가 희망공모가 밴드 기준 예상 시가총액이 2조7200억원에서 최대 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요예측 참패로 시가총액은 2조~2조2000억원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일반 대상 공모청약에서 의외로 수요가 몰리는 경우도 있어 아직은 주가향배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더블유씨피는 삼성SDI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EV용 습식 분리막 전문 업체다. 더블유씨피는 수요예측을 토대로 공모가 희망밴드보다 아래에서 공모가를 결정하고 상장을 진행할지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PO를 그대로 진행할 경우 오는 19일 최종공모가를 결정하고 20~21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더블유씨피의 수요예측 부진으로 이달 공모를 앞둔 다른 IPO 기업들에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달 중 알피바이오를 시작으로 선바이오, 플라즈맵, 샤페론 등 4개의 바이오기업들이 공모에 들어간다.
한편 앞서 지난 7~8일 기관투자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역시 경쟁률 44.25대 1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참여기관 322곳 가운데 78.9%가 공모가 희망밴드 1만5000~1만8000원 하단을 밑도는 가격을 제시했다. 결국 회사측은 고심 끝에 공모가 희망 가격 하단 대비 33.3% 낮은 1만원에 공모가를 결정하고 15~16일 이틀간 공모를 진행하기로 했다.
공모가를 내리면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기준 최대 3751억원에서 2087억원으로 낮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