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8월 물가(CPI) 0.2%P 오차에 시장 발작,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줄줄이 낙폭 키워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율이었다. 하지만 실제 발표치가 8.3% 증가한 것으로 나오자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완만한 하락을 점쳤던 예상이 깨진데 따른 하락이라고 하기에는 시장의 반응은 거의 패닉 수준에 가까웠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8.3% 올랐다고 발표했다. 7월 CPI 증가율 8.5%보다는 낮아졌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8.1%보다는 높았다.
뉴욕증시는 이날 8월 CPI 발표전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는데, 발표와 함께 선물시장에서부터 급락세로 돌아섰다.
개장초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3% 하락한 3만1497.62를 기록하고 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11% 하락한 3982.3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5% 급락한 1만1781.30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한때 4% 이상 급락하며 지난 4거래일 동안 올랐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7% 이상 하락하며 장중 134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애플(-4.15%), 테슬라(-3.94%) 등 주요 종목들 대부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이 이렇게 발작 수준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8월 CPI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1% 올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전월대비 0.1% 하락을 점쳤었다. 7월에는 전월 대비 상승률이 보합(0.0%)이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CPI 또한 전년 동기 대비 6.3% 올라, 전월치(5.9%)는 물론, 예상치(6.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 물가가 고점을 지났을 것이란 피크아웃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간 것도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고 있다.
물가가 고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달러는 다시 강세로 돌아섰고 국제원유 등 에너지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42% 하락한 배럴당 86.52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북해산 브렌트유는 1.82% 하락한 92.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회의, 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모차지고 있다. 8월 CPI 증가율이 시장예상치를 설령 충족했다고 하더라도 0.75%포인트 금리인상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었는데, 시장예상치를 웃돈 물가상승률이 나왔으니 연준이 더 센 카드를 들고 나올 수도 있을 것이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시장전문가들이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자이언트스텝을 점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현재로선 가능성이 극히 적지만, 1%포인트 금리인상 카드를 내밀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확실한 점은 연준이 시장에 광범위하게 퍼진 물가인상 기대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11월까지 초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9월 회의에 이어, 11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연 3.75%~4%로 올릴 가능성도 장중 50%를 넘어섰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목표치는 2.25%~2.50%이다.
미 연준이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설 경우 세계경제는 다시 경기침체 공포가 덮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