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2.09.02 01:42 ㅣ 수정 : 2022.09.02 01:42
미국 정부, 중국군 무기개발 악용 막기 위해 엔비디아와 AMD 인공지능용 최첨단 반도체 수출중단 명령, 엔비디아 이미 중국으로부터 수주한 4억달러 손실 위기에 반도체 관련주들 줄줄이 하락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중국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이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에 대해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말 것을 통보하면서 반도체주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9월의 첫 장인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거래일 대비 11.85% 하락한 133.0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가는 180달러에서 130달러대로 50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AMD도 전거래일 대비 7% 하락한 78.93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AMD는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가는 97달러에서 78달러대로 주저앉았다.
뱅크오프아메리카의 비벡 아리야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금지와 관련, “엔비디아는 이미 비디오게임용 GPU 사업의 부진 등으로 인해 실적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 수출금지 조치로 추가적인 악재에 부닥쳐 향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중 수출금지로 엔비디아는 이미 중국으로부터 수주한 약 4억달러 규모의 매출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욱이 엔비디아는 차세대 호퍼 GPU 제품의 생산 확대를 위해 중국투자를 늘리고 있던 터라, 향후 성장동력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업계의 손실을 예상하면서도 최첨단 반도체 수출금지라는 초강수 칼을 꺼내든 것은 AI용 반도체가 중국군에 의해 사용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A100, H100 등 엔비디아의 AI용 GPU 반도체가 중국군 무기개발에 활용되고 있다고 의심해왔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해당규정 면제를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대중 압박을 높이고 있는 미국 정부의 태도를 고려하면 이것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와 AMD 제품 모두가 중국의 AI 개발능력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의 AI 개발능력은 상당기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의 칩을 위탁생산하는 TSMC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제재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반도체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앞서 지난달 24일 공개한 실적에서 회계 3분기(8~10월) 매출 전망치를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59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번 제재조치로 인해 여기서 다시 4억달러 상당이 상실될 위험에 놓이게 됐다.
한편 엔비디아 등 반도체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4.39% 하락한 2559.85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세미콘덕터 불 3X ETF(SOXL)은 이날 전거래일 대비 14% 이상 하락하며 12달러를 위협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