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무섭게 떨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3% 떨어진 88.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시간외 거래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한국시간 5일 새벽 87.78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WTI 종가가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지난 2월10일 이후 처음이며 시간외거래에선 전쟁 이전 수준이었던 88달러보다 오히려 더 내려갔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배럴당 2.8% 하락한 93.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93.20달러까지 떨어져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월21일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천연가스 9월 인도분의 경우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0만 BTU(열량단위) 당 전날보다 1.57% 하락한 8.136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천연가스는 최근 미국의 폭염 이슈로 천연가스 소비량이 급증하는 바람에 가파른 상승세를 탔으나 미국 전역에서 폭염이 정점에 달했다는 점과 미국내 천연가스 재고증가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천연가스를 제외하고 국제유가는 사실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경기침체 공포가 그만큼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급등하고 있는 소비자물가 증가율에 맞서 2개월 연속 한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데다 그동안 제로금리를 유지해온 유럽도 금리인상에 동참하는 등 전세계가 경쟁적으로 통화긴축에 나서고 있다.
통화긴축은 결국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불러와 에너지 소비 자체가 줄어들 것이란 예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석유 재고 소식과 함께 휘발유가격도 빠르게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휘발유값이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4일(현지시간) 기준 휘발유값은 갤런(3.78리터)당 5.5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휘발유값은 한때 6달러대 후반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미국 전역의 평균 휘발유값는 4.139달러로 최근 몇 주새에 1달러 가량 내려갔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 전역의 주유소 절반 이상이 휘발유를 갤런 당 4달러 이하로 판매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