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0.25%p↑…물가 압박에 사상 첫 4연속 인상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통화당국이 물가 상승 압박에 올해 들어 네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일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25%에서 2.50%가 됐다.
지난달 한 번에 금리를 0.5%p 올린데 이어 또 다시 인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지난 달 포함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는 지난 199년 기준금리를 도입한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가 2.5%를 기록한 것도 2014년 8월 이후 8년만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예상됐던 행보다.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역전된 미국과의 금리차이를 더 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0.5%p 두달 연속 올리는 것은 시장에 부담이 클 수도 있어 0.25%p씩 점진적인 인상이 예상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지난 1998년 11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기대인플레이션 또한 전월에 이어 두달 연속 4%대를 지속하고 있다. 이달과 다음달 물가가 더 올라 연간 물가가 5%를 넘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리인상 필요성도 커졌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종전 4.5%에서 5.2%로 수정했다. 이는 지난 1998년 연간 전망치였던 9.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 또한 종전의 2.9%에서 3.7%로 수정됐다.
물가 뿐 아니라 한국보다 높아진 미국의 기준금리도 이번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정책금리)는 두 달 연속 ‘자이너트 스텝’(한번에 0.75%p 인상)을 단행하면서 2.25~2.50%까지 올랐다. 이번 한은 금통위 결정 전까지만해도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0.25%p 높은 상황이었다.
미국의 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고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되면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 급등 우려도 커진다.
일단 금통위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미 기준금리 상단과 수준을 맞추며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막았다.
한편,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6%, 내년 2.1%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월 경제 전망 당시 올해 2.7%, 내년 2.4%로 내다본 것 보다 하향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