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투입·배민 저격···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 키우기 본격화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8.11 07:24 ㅣ 수정 : 2022.08.11 07:24

정식 런칭 이후 이용 고객·서비스 지역 확대
상생에 방점 찍고 금융 연계 상품으로 차별화
가수 싸이 모델 TV 광고로 본격 마케팅 나서
배달 사업에서 얻어질 데이터 은행에 큰 자산
금산분리 규제 완화시 비금융 진출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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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4일 서울시 광진구 공식 런칭 행사에서 ‘무료 배달 이벤트’에 참여한 생각대로 라이더들이 출발 준비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신한은행이 지난 1월 시작한 배달앱 서비스 ‘땡겨요’ 키우기를 본격화하며 이슈 몰이에 나서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은 유명 가수 싸이를 광고 모델로 투입해 인지도 확대에 나서는 한편 배달앱 점유율 1위 업체 저격으로 배달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에 대상 배달앱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은행 땡겨요는 일단 자영업자와 고객의 ‘상생’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배달앱 사업을 통한 비(非)금융 데이터 확보로 본업 경쟁력 제고에 나서겠단 구상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도 신한은행의 땡겨요 사업 육성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11일 신한은행 등에 따르면 땡겨요는 금융위원회 혁신 금융 서비스 지정에 따라 올 1월 공식 런칭한 배달앱 서비스다. 금산분리 규제가 적용되는 금융사가 비금융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선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승인이 필요하다. 

 

신한은행은 ‘배달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슬로건 아래 땡겨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낮은 중개 수수료와 빠른 정산 서비스, 적립 및 할인 혜택 등 소상공인과 고객 모두 상생하는 ‘착한 플랫폼’을 추구하겠단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은행이 출시한 배달앱’답게 금융 상품 연계로 차별화를 시도하며 금융 소비자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 땡겨요 이용 시 포인트가 적립되는 ‘땡겨요 카드’와 회원가입·일회용품 미요청 등으로 우대금리 적용이 가능한 ‘땡겨요 적금’을 각각 출시했다. 

 

런칭 초기 서울 6개구(광진·관악·마포·강남·서초·송파구)에 불과했던 땡겨요 서비스 범위는 서울 전(全)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땡겨요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올 1월 1만8462명에서 지난 6월 15만7301명으로 8배 이상 늘었다. 

 

신한은행은 땡겨요 인지도 확대를 위한 홍보 활동도 본격화했다. 지난달 유명 가수 싸이를 모델로 한 TV 광고 ‘땡기시조’ 공개가 대표적이다. 연예계 최고 유명세를 자랑하는 싸이를 필두로 땡겨요 마케팅에 힘을 싣겠단 의도다.

 

이 광고는 모델 뿐 아니라 내용도 이목을 끌었다. 광고 중에는 “같은 민족이라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배달에 아쉬웠던 민족이여 이동하라”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일각에선 국내 배달앱 점유율 1위 배달의 민족(배민)을 저격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2017년 배달의 민족 광고 영상에는 “우리는 본래 같은 민족이었다”는 대사가 있다. 

 

체급으로 봤을 때 땡겨요는 배달의 민족의 경쟁 상대가 되기 어렵다. 국내 배달 시장은 배달의 민족이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실상 독과점 체재다. 실질적 경쟁보다는 광고의 재미와 고객 호기심 유발로 땡겨요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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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배달앱 서비스 땡겨요 TV 광고 ‘땡기시조’.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은 땡겨요 사업으로 큰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의 올 상반기(1~6월) 순이익이 1조6830억원인 걸 감안하면 땡겨요에서 발생할 이익 비중 역시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신한은행이 기대하는 건 비금융 데이터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 현황이나 고객 주문 패턴, 라이더 소득 등 땡겨요 사업 과정 모두가 데이터화된다. 은행업 테두리에 갇혀있던 은행에게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할 비금융 데이터가 유입되는 셈이다. 

 

신한은행은 이 데이터를 활용해 본업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전용 특화 상품 설계 및 출시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에 비금융 데이터를 적용함으로써 여신 확대와 리스크 관리 역시 꾀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배달 업종으로 하다보니 가맹점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상공인 대상 여·수신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이 더 활발해 질 수 있다”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은행은 규제 산업이라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땡겨요가 일정 기간만 규제를 풀어주는 규제 샌드방식에 따른 서비스인 만큼 신한은행도 남은 기간 성과 창출을 유도해야 한다. 남은 기간 제휴 가맹점과 이용 고객을 최대한 늘려야 더 많은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 

 

은행권에서도 신한은행의 땡겨요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이 비금융 사업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일종의 실험이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내세운 만큼 은행권의 비금융 사업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비금융 사업 분야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금융과의 시너지 여부”라며 “앞으로 은행의 경쟁력이 데이터에서 좌우될 것이란 인식이 크기 때문에 여러 경로를 통한 데이터 확보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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