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여름 성수기에 노조 파업으로 '골머리'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하이트진로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경기도 이천, 충청 청주 소주 공장에서 진행해온 파업을 강원으로 옮겨 출고를 막고 있다.
하이트진로 강원 공장은 테라, 하이트, 맥스, 필라이트 등 맥주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공장 중 맥주 생산 비중이 가장 큰 곳이다.
그러나 지난 2일 오전 5시 20분부터 화물연대 조합원 200여명이 화물차, 스피커차량 등을 동원해 공장 앞 출입로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여 맥주 출고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앞서 하이트진로는 강원 공장 시위 첫날인 2~3일 맥주 제품을 전혀 출고하지 못했다. 4~5일에는 경찰의 해산 노력 덕분에 일부 제품 출고가 이뤄졌지만 평소 대비 출고율이 크게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주말이었던 6~7일에도 제품이 출고되지 않았다.
하이트진로 100% 자회사 수양물류 소속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3월 19일부터 노조를 만들어 부분파업을 진행하다 6월 2일부터 전면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 운임 30%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해고된 조합원 복직과 손해배상 청구 취소 △표준계약서 작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하이트진로 상무가 수양물류 대표를 맡고 있고 사내이사와 감사도 하이트진로 출신이어서 하이트진로가 직접 교섭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직접 계약 당사자는 수양물류라고 강조한다.
양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화물연대 조합원 중 5명은 경찰의 해산 시도에 저항해 강원 공장 유일한 출입로인 하이트교 난간 위에 몸을 묶고 농성을 벌이다 교량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조합원 75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이 가운데 1명은 구속됐다. 4명은 경찰 조사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들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6월 17일 수양물류 소속 노동자 11명에게 총 5억7800만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하이트진로는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피해액이 더 늘었다며 손해배상 소송 청구액을 총 27억7500만원으로 변경했다.
하이트진로는 휴일운송료 150% 인상을 받아들여 최종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또 하청인 명미인터내셔널 소속 차주들이 복귀를 희망하면 어떤 형태로 근무할 수 있을 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양물류는 이천과 청주공장 소주 이송 화물차주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본격 여름철 성수기를 맞은 상황에서 출고에 문제가 생기면서 하이트진로 강원 공장 본사와 공장 직원들은 직접 제품 공급에 나서고 있다.
한편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 경기‧이천 공장 노조는 임금협상에 진척이 없자 파업을 결정했지만 사측과 재협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