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미중갈등·CPI 경계 vs 미 감축법안 기대...주간 증시 전망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8일 이번주 코스피가 미·중 갈등 고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경계감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의회 통과'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지난주와 다를 바 없는 양호한 수준에서 박스권 내 등락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극도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는 있으나,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성장주 중심의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번주도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가 진행되는 동안 최대한 공격적인 전략을 펼쳐야 한다. 다만 주식시장이 피크아웃(정점통과)에 주목할지, 절대적으로 높은 레벨에 주목할지는 주가 상황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 미·중 갈등 고조, 국내 증시에 악재...당분간 방산株 강세 시현 예상
국내 주식시장에서 미·중 갈등 고조는 우크라이나 사태, 긴축 등의 대외 악재와는 또 다른 걸림돌이이다. 미·중 대립이 격화하면 군사충돌과 무역 정체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경계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지난 2일~4일 일정으로 대만 방문을 강행하면서 미·중 대립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했다. 중국은 당장 보복 조치로 전방위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중국은 즉각 대만에 대해 경제 보복에 나섰다. 대만에 대한 천연 모래 수출 중단과 대만산 감귤류 과일·냉장 갈치·냉동 전갱이 수입 잠정 중단, 기업 책임자 중국 입국 금지 등을 속속 발표했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앞으로 국내 방산 관련주들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돌고 있다. 실제로 미·중 갈등 확대에 방산섹터(전투기·탄도미사일)와 반도체(장비·소재) 섹터가 강세를 시현하기도 했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내 방산업체 주가가 강세를 보인 데 이어,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군사적 충돌이 고조되는 대외환경도 주가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 연출돼서다.
전문가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미국 증시 대비 한국 주식시장의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요인이지만, 개별 업종과 종목 관점에서 보면 기회 요인도 상존한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아시아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라는 악재와 미국 정부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미국 증시 대비 한국 주식시장의 눈높이를 낮추는 요인이다”고 언급했다.
■ 7월 CPI, 기대인플레이션 살펴야…물가 고점 통과 여부 주목
미국의 7월 CPI가 오는 10일 발표할 예정으로, 국내 증시에 부담일 수 있다. CPI는 인플레이션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로 연준의 긴축 강도를 예상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재료다.
특히 7월 CPI가 주목되는 이유는 최근 연준 인사들이 인플레이션에 관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최종 결정에 있어 경제 지표를 중시한다고 강조해서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나오는 CPI에 따라 증시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7월 CPI의 시장 전망치는 8.9%로 6월(9.1%)보다 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시장 기대치 대로 7월 CPI가 발표될 시, 미 가솔린 가격 하락을 환영한 증시에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예상을 웃돌면 예상치 못한 악재가 나타나 반등을 제한할 수 있다.
그동안 고물가, 고강도 긴축, 경기 침체 등 3고(高) 현상을 겪었던 만큼 미국 7월 CPI는 이달 말 잭슨홀 미팅 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잭슨홀 미팅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미국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 모이는 경제 심포지엄이다.
이번주는 미국의 소비자물가를 비롯해 생산자물가, 기대 인플레이션 등 주요 물가 지표가 연이어 발표된다. 최근 시장은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 인상을 빨리 중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CPI 결과에 따른 등락은 감안해야겠지만 궁극적으로 물가 안정, 통화정책 완화, 경기 우려 완화라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경기 불안심리가 제어되는 상황에서 달러 약세, 채권금리 하향 안정화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 미 인플레 감축법안 통과, 눈여겨볼 재료...상승 요인 관련株 ‘주목’
최근 ‘인플레 감축법’이 급물살을 타면서 투자자들은 관련주 찾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르면 8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통과가 예상되면서 지난주 태양광·풍력 관련주가 급등했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성장주들에 긍정적인 모멘텀도 기대된다.
‘인플레 감축법’은 미국이 자국 내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에 3690억 달러(약 480조원)를 쏟아붓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저소득층 전기차 구매 시 세액공제 △태양광 패널·풍력 터빈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세액공제 △자동화 생산시설 △전기차 생산시설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이다.
지난달 28일 조 맨친 민주당 상원 의원이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에 대해 찬성한다고 발표한 게 계기가 됐다. 미국 여당인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법안에 반대하던 맨친 의원이 찬성으로 돌아서자 8~9월 법안 통과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퍼졌다.
법 시행 과정에서 국내 관련 업체들이 상당한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개별·종목 관점에서 기회요인이 되며 풍력, 이차전지 관련주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미국 내 투자, 원소재의 탈중국화 전략은 여전히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전기차 보급에 뒤떨어졌던 미국의 성장성이 부각 받으며 미국 내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국내 2차전지 업종 성장성도 부각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바이든의 예산안 통과에 반대해온 민주당 조맨친 의원의 합세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상원을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 법안은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들이 포함돼 있다면서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전기차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2,400~2,550선 제시
지난주(1~5일) 국내 증시는 강달러 기조 완화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전환 등으로 인해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가 커져 8월 증시가 반등의 폭을 높여가는 추세다.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했고, OPEC+ 회의에서 9월 증산에 합의함에 따라 유가가 하락해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에도 기여했다.
단기적으로 미국 물가 지표의 정점 통과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완화 기대감이 전 세계 증시에 선반영되면서 투자심리가 일부 살아난 덕분이다.
증권가는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8월 증시가 안도를 바탕으로 반등의 폭을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관심 업종으로 자동차와 자동화·인공지능(AI), 신재생에너지, 편의점, 제약, 통신 업종을 추천했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를 2,400~2,55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280원~1330원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의회 통과 기대를 꼽았다. 하락 요인으로는 동아시아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거론됐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중국 7월 수출입(7일), 7월 OECD 경기선행지수(9일), 중국 7월 소비자물가·미 7월 소비자물가(10일), 한국 옵션만기일·미 7월 생산자물가(11일), 유로존 6월 산업생산·미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12일) 등이 있다.
한편 국내 시장에선 카셰어링 업체 쏘카가 10~11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상장예정일은 22일이다. 쏘카는 이번 기업공개(IPO)로 총 455만 주를 모집하며,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 공동 주관사 삼성증권, 인수회사로 유안타증권이 참여한다. 쏘카는 모집 주식 수의 절반(50%)을 균등 방식으로, 나머지를 비례 방식으로 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