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공개 앞둔 지방금융, 성장세 둔화…JB‧DGB 2위 경쟁 박빙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지방금융의 상반기 실적이 이번 주부터 공개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 때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 인상 수혜로 이자 수익 기대치는 높지만 금융당국 권고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당기순익은 전분기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당금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각축전을 벌여왔던 JB금융과 DGB금융 간의 2위 경쟁 결과도 관심을 모은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NK금융‧JB금융‧DGB금융의 2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시장 전망치는 5783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6059억원) 대비 4.6%, 전분기(6053억원) 보다는 4.5%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 1분기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자수익이 크게 늘면서 3곳의 금융지주 모두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비은행 계열사 선전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증권 등 일부 사업부문 부진이 있었지만 이자수익이 규모가 이를 감당하기 충분했다.
2분기에도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수익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이자이익 추정치를 보면 BNK금융이 1조510억원으로 전년대비 22.3%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DGB금융 6330억원, JB금융 5570억원으로 각각 21.9%씩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금융당국 권고에 따른 충당금 확대로 전반적인 순익 지표는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BNK금융의 경우 감독당국의 보수적인 추가 충당금 적립 권고에 따라 약 500~550억원 내외의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도 예상되면서 전체적으로 은행 실적은 다소 밋밋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GB금융과 JB금융의 충당금 규모도 약 3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비이자이익을 견인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 둔화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반영한 실적 추정치를 금융사별로 보면 BNK금융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252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7%, 전분기보다 8.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다소 부진이 있더라도 BNK금융의 지방금융 1위 자리는 굳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JB금융과 DGB금융의 2등 경쟁은 예단하기 힘들다.
DGB금융과 JB금융은 지난해부터 치열한 2위 자리다툼을 벌여왔다. 지난해 1분기 JB금융이 DGB금융을 추월하며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3분기까지 다시 DGB금융이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3분기 두 금융사의 순익 차이는 51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4분기 단 35억원 차이로 다시 JB금융이 DGB금융을 앞질렀다. 지난 1분기에 JB금융 1668억원, DGB금융 1622억원의 순익을 기록, 단 46억원 차이로 순위바꿈이 이뤄지지 못했다.
2분기에도 박빙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JB금융은 1650억원, DGB금융은 1605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순익 추정치는 45억원 차이에 불과해 실제 결과 발표 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남아있다.
JB금융에 증권계열사가 없다는 점은 2분기 실적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은 올해 초부터 주식 거래 급감으로 수익 부진을 겪고 있다. 2분기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주시식장 하락은 물론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운용 평가손실이 확대되며 증권사 실적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DGB금융의 경우 계열사 하이투자증권이 영업수익 중 주식이나 채권 등을 거래하는 브로커리지 비중(12%)이 크지 않은 점은 수익 방어에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캐피탈은 분기 250억원 내외의 양호한 순익 흐름이 예상되고, 하이투자증권도 장외파생상품 헤지 손실과 브로커리지 수익 축소가 예상되지만 IB/PF수익은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이익 감소 폭이 크지는 않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또 낮은 가계대출 비중과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성장률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계와 기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2분기 대출성장률이 2.5%로 은행 중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은행 총여신대비 가계여신 비중은 31.9%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을 제외하고 은행 중 가장 낮은 편”이라며 “낮은 가계대출 비중은 가계대출 역성장 시기에 성장률 측면 및 규제 이슈에서 영향이 적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