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다이나믹스(Dynamics) (15)] 아마존(Amazon)이 시작한 GTP 혁신과 물류 로봇의 진화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7.08 00:30 ㅣ 수정 : 2022.07.08 00:30

[기사요약]
GTP는 피킹대상 제품이 로봇에 의해서 작업자에게 오는 OPS를 지칭
제조와는 달리 물류자동화에서는 유연성과 확장성이 중요
Exotec社의 Skypod는 3D 로봇 기반의 GTP로 KIVA의 단점을 극복한 구조 보유
향후에도 GTP를 포함한 물류센터 내 자동화설비는 꾸준한 진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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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바둑대결로 AI가 주목받게 되었듯이 2021년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86조원 시가총액 인정)은 일반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의아했던 점은 당시 쿠팡의 적자 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편 쿠팡 상장 1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을 독일계 DH(딜리버리 히어로)가 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창고와 트럭으로 대변되던 3D업종 물류가 핫한 주목을 받게 된 다이나믹스(Dynamics, 역동성)는 과연 무엇이고, 그렇다면 미래에도 물류는 계속 주목받는 산업으로 남게 될까? 역동적인 물류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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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tec의 Skypod 시스템 [출처=exotec]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SW경영대학 겸직교수] 2012년 아마존(Amazon)이 8700억원에 KIVA라는 로봇회사를 인수한지 10년이 되었다.

 

제조 현장에는 당시 스택커 크레인 기반의 자동창고(AS/RS: Automated Storage/Retrieval System)가 널리 보급되어 운영 중이던 때였지만 물류분야에서는 ‘로봇 전쟁 시작’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나올 정도로 기록적인 사건이었다.

 

이후로 물류현장에서는 GTP(Goods-to-Person)란 용어가 널리 사용되었는데, 보통 작업자가 움직여서 제품을 피킹하는 것과는 반대로 GTP는 피킹대상 제품이 자동화기계(로봇)에 의해서 작업자의 위치로 오는 OPS(Order Picking System)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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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업 피킹 vs. GTP(아마존의 KIVA시스템) [출처=fetchrobotics(좌), guyernest(우)]

 

10년이 지난 현재 MFC(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라는 도심형창고, 다크스토어 컨셉의 양판점/슈퍼마켓 등이 들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창고자동화의 핵심인 GTP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

 


• 제조자동화와는 다른 ‘물류자동화’의 고려사항

 

제조업의 자동창고(AS/RS)는 정해진 규격의 생산 제품 입고/보관/출하가 상당기간 대량으로 진행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초기 대규모 고정투자가 가능하다. 따라서 건축 시작부터 자동화설비 설계를 같이 진행하며 처리속도 등 ‘운용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설비 구축이 진행된다.

 

반면에 물류는 입고되는 보관제품과 물동량 변동에 대한 사전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변동 상황을 감안해 자동화설비 선택 및 투자가 불가피하다. 심지어 기존 창고구조에 자동화설비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서, 설비구성의 유연성(flexibility) 내지 확장성(expandability)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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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설비가 아닌 이동가능하고, 개수 조절 가능한 랙(Rack)과 로봇 구성(KIVA) [출처=jeffreyschnapp]

 

초기 아마존이 KIVA를 선택한 이유 역시 이동하는 랙(Rack)과 추가 투입 가능한 로봇(AMR: Autonomous Mobile Robot)으로 구성된 KIVA 장비의 유연성, 확장성에 주목했던 것이다.

 

물론 작업자의 이동 동선(Walking distance)을 생략함으로써 ‘효율성’을 확보하고자 했던 것은 당연한 이유라 할 수 있다.

 


• 대중화된 GTP 설비의 장점 및 제한점

 

혁신적인 KIVA도 몇 가지 제한점을 갖고 있는데, 이는 2D 형태의 AMR 이동방향 제약과 랙 전체를 AMR이 들고 움직이는 방식에 따른 필연적인 제한사항이다.

 

예로 KIVA가 제공하는 랙의 높이는 작업자의 피킹이 가능한 수준이어야 하기 때문에 저장 공간상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특히 천장이 높은 창고 내 KIVA 유형의 GTP 도입은 상부 공간 활용이 불가능하다.

 

또 다른 제약은 AMR이 랙을 들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하중에 따른 전력소모 및 창고 바닥 변형이 발생한다. 파진 바닥에서의 AMR 회전은 자칫 랙의 쓰러짐 위험을 야기하기도 한다.

 

공간 활용에 탁월한 강점을 지닌 AutoStore™의 경우도 어쩔 수 없는 구조적인 제한사항을 갖고 있는데, 피킹 처리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다.

 

특히 AutoStore 내의 적재율(Utilization)이 높을 경우, 맨 아래 위치한 제품의 피킹을 위해서 그 위에 쌓여 있는 Bin(적재박스)들을 우선 이동시켜야 아래 Bin을 피킹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제약사항이라 할 수 있다(마치 우물에서 물통 들어 올리는 구조를 상상하면 된다).

 

물론 랙 간의 이동공간을 완전 제거하고 로봇은 천장에서만 2D로 이동하는 구조라서, 비싼 도심 내 공간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AutoStore™의 강점이 돋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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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sslog AutoStore™ [출처=magazin]

 


• 물류센터 내 로봇은 진화 중

 

미국 방송사 CNBC가 매년 전 세계 혁신기업 50개를 선정하는 ‘CNBC Disruptor 50’에 2022년 5월 프랑스 물류자동화 로봇회사 Exotec Solutions가 46위에 선정되었다.

 

Exotec는 최근 마지막 펀딩에서 20억달러 가치를 인정받고 프랑스 내 25번째 유니콘기업이 되었고 현재 카르푸, 유니클로 같은 기업을 고객으로 갖고 있다.

 

Romain Moulin CEO는 인터뷰에서 아마존의 KIVA로부터 영감을 받아 로봇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아마존의 2D에서 발전된 3D 로봇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Exotec이 가진 Skypod로 불리는 3D 로봇 기반의 GTP는 그럼 어떤 진화된 구조를 갖고 있을까?

 

Skypod는 KIVA의 단점인 랙의 높이 제한을 극복, 10m 높이의 저장 랙 설계가 가능하여 공간활용도에서 뛰어난 특징을 갖고 있다. 사실 AutoStore™ 역시 사람 손이 닿는 높이 제한에서는 자유롭지만 Bin의 단수를 높이면 높일수록 피킹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동 로봇의 대수를 추가적으로 늘릴 수 있는 장점은 기존 GTP 경쟁자들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KIVA 같은 이동형 랙이 아닌 고정 랙 방식을 사용하긴 하나 추가 혹은 조립 분해를 통한 랙 재구성에 기존 구조물의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류자동화에서 고려해야 하는 유연성, 확장성 기준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Exotec 이외 현재 독자적인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GTP 관련 스타트업으로는 Fabric, Takeoff Technologies, Attabotics 등이 있으며 이들 회사에 대한 투자 역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아마존은 ‘창고 테크놀로지’ 발전을 위해 지난 4월 10억달러 펀드를 조성하여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창고 내 이동 속도(delivery speed)를 높이고 창고 작업자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기술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아울러 제시하였다("Amazon launches 1billion fund to invest in warehouse technologies", cnbc, 2022.4.21).

 

KIVA 말고도 아마존은 창고 내 자동화 이송장비에 대한 투자 및 현장적용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Ernie’와 ‘Bert’라는 무인 자동화 이송로봇을 개발하여 대중에 공개하기도 한 상태이다("Amazon details new warehouse robots ernie and bert", cnbc, 2021.6.13).

 

향후 이커머스 성장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은 없을뿐더러 지속적인 물류현장의 인건비상승, 노동력부족, 안전문제 이슈화 역시 예견되는 글로벌 현상이기 때문에 GTP를 포함한 물류센터 내 자동화설비는 꾸준한 진화가 예상되며 이런 변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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