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다이나믹스(Dynamics) (12)] 일본을 제친 미술시장(Art Market) 성장, 그리고 물류
[기사요약]
글로벌 Top 10에 진입한 한국의 미술시장
2026년 인천국제공항 미술품 수장고 개장 계획
최근 코로나發 물류비 증가는 국내 미술시장에도 영향
물류 분야도 선진 수준의 고부가가치 물류서비스/글로벌 물류기업 나올 수 있는 충분한 토양은 마련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AI가 주목받게 되었듯이 2021년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86조원 시가총액 인정)은 일반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의아했던 점은 당시 쿠팡의 적자 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편 쿠팡 상장 1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을 독일계 DH(딜리버리 히어로)가 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창고와 트럭으로 대변되던 3D업종 물류가 핫한 주목을 받게 된 다이나믹스(Dynamics, 역동성)는 과연 무엇이고, 그렇다면 미래에도 물류는 계속 주목받는 산업으로 남게 될까? 역동적인 물류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SW경영대학 겸직교수] 필자가 지난 5월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 행사에 참석하고 와서 다수의 보도를 통해 확인한 기사 제목이다.
“10만명 다녀간 아트부산, 746억원 최대 매출”
지난해 10월 COEX에서 열린 「KIAF 서울 2021」 행사 때 판매액 650억 원 ‘역대 최고’라는 보도가 나온 지 1년도 안된 최근 상황이다. 이는 지금의 脫코로나 추세와 한층 높아진 대중적인 문화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생각된다.
이에 더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5천달러 시대의 새로운 투자처로서의 가능성, 예상되는 정부의 K-컬처 지원정책 등으로 국내 미술시장은 당분간 훈풍이 예상되고 있다.
마침 2020년 10월 이건희 회장 사망으로 삼성 일가가 국가에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3천점, 소위 ‘이건희 컬렉션’의 사회적 파장도 미술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도화선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화려한 미술시장의 성장과 함께 필자의 귀에 들려오는 “물류”이야기, 물류관점에서 본 시장의 소리와 기회는 무엇일까?
• 글로벌 Top 10에 진입한 한국의 미술시장
금년 Arts Economics에서 발표한 ‘2021년 글로벌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미술시장의 톱10 목록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참고로 글로벌시장은 미국 43%, 중국 20%, 영국 17%로 3국이 80%를 차지하고 있고, 프랑스, 스위스, 독일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은 2020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2억37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35%의 급성장을 보이는 중국보다도 더 빠른 성장세이다(출처: The Art Market Report 2022).
기존 미술시장의 수요가 6070세대였다고 한다면 2020년 이후 젊은 신규 컬렉터의 유입이 시장성장의 원인이며, 최근 국내 설문조사에 의하면 30대(78%), 40대(41%), 20대(14%) 순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젊은 계층은 전통적인 경로보다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미술 분야 관련 정보를 얻는다고 한다.
이런 미술시장 성장추세에 관심을 끄는 물류 인프라 계획이 있다. 인천공항의 2026년 개장을 목표로 한 고가미술품 수장고 건설계획이다.
미술품 수장고는 온도와 습도 등을 일정하게 유지해 미술품 손상을 막고, 보안을 유지하는 시설이다.
해외에는 스위스 제네바국제공항, 룩셈부르크 핀델국제공항, 싱가폴 창이공항 등과 같이 돈을 받고 고가의 미술품을 보관해 주는 사례가 이미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에는 미술관에 딸린 수장고나 소규모 수장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사설 수장고는 없다.
면세구역이기도 하고, 2025년쯤 자가용 비행기 이용자를 위한 시설 준비도 예정되어 있어 인천공항 내 수장고와 연계해 해외 부호 및 고액 자산가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 인천공항의 주장이다.
인천공항의 청사진은 1단계 수장고 건설로 그치지 않는데, 2단계 갤러리/옥션/아트페어, 3단계 세계적 미술관의 인천공항 내 유치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하니 문화강국의 미래를 바라는 필자로서는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 커지는 미술시장과 물류 관련 고민들
최근 코로나發 공급망 붕괴에 따른 물류비 증가는 국내 미술시장의 글로벌 거래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 갤러리, 개인 컬렉터 모두 급격히 상승한 항공료에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로 온라인의 유명한 컬렉터 카페(‘직장인 컬렉터 되다’)에 올라온 물류 관련한 애로사항 몇 개를 살펴보자.
외국 작품의 경우 보통 DHL, 페덱스, TNT 등 특송업체를 활용하는데 만약 미술품 전문운송업체를 쓰면 이들 특송업체 대비 상당한 비용이 든다고 한다.
해외 배송비 절감을 위해 액자 떼고 캔버스만 말아서 완충제와 함께 통에 넣어 오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고 하는데, 그러다 종이박싱의 경우 훼손이 발생하여 곤란을 겪었다는 후기도 볼 수 있다.
반면에 훼손방지를 위해 많이 사용되는 포장방식으로 크레이트(Crate)라고 하는 우드박싱이 있다. 예로 2Kg 밖에 안되는 작품을 총 25Kg에 받았다고 하고, 이렇다 보니 어떤 경우는 작품가 1000만원에 배송비 400만원을 지불하기도 하였다는 사연을 들을 수 있다.
받을 때는 DAP(Delivered at Place, 도착지 인도규칙) 조건, 보낼 때는 EXW(EX-Works, 공장 인도조건)로 하라는 등의 인코텀즈(Incoterms)에 대한 조언까지 포워딩 관련한 전문적인 지식이 공유되기도 한다.
필자가 직접 겪은 일인데 갤러리로부터 소개를 받고 청담동 소재 유명한 액자 제작소를 간 적이 있다. 너무 많은 액자제작 의뢰가 밀려있어서 액자제작에 한 달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몇천만원에서 몇억하는 작품들이 빼곡히 가게를 메우고 있었는데, 예로 몇억원하는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작품이 잡동사니처럼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난생처음 작품을 맡기고 나서 인수증이라고 사장님이 대충 적은 쪽지를 받고 가게를 나서면서 재고관리는 될까, 혹시 도난 위험은 없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현재 물류에서 가장 핫한 MFC(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가 이런 고가품을 핸들링하는데 대안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단순한 나의 직업병(?)에 기인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 고부가가치 물류를 향해
경제, 사회, 문화 각 방면에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는 최근의 추세를 보면 물류 분야도 선진 수준의 고부가가치 물류서비스, 글로벌 물류기업이 나올 수 있는 충분한 토양은 만들어졌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중에 한명이자 단색화 대가인 이우환작가(85歲)의 수십년간의 고민과 노력이, 작품가만 수억원에 달하는 ‘캔버스에 하나의 점’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산업화와 함께 성장했고 현재의 디지털변환에 맞춰 수많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 물류 역시 새로운 고객 요구에 맞춰 미래의 고부가가치 영역을 향해 전진해 나아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