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전자·네이버 등 목표가 하향...개미들 '한숨' 언제 오르나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9일 올해 들어 국내 증시 부진이 지속되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해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에 대해 목표주가 줄 하향에 나섰다.
특히 올 하반기도 상반기 부진을 극복할 반전 카드가 부재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하이브·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종목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면서 5만원대로 주저앉으면서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6만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가까스로 6만전자를 지켜냈으나, 그다음 날부터 8거래일 연속 5만원대에 머물렀다.
NH투자증권은 기존에 하반기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 메모리 반도체 수급 개선도 2023년 초로 지연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8만70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악재로 IT 세트 수요가 둔화 중이다”며 “특히 5월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2060만대로 5개월 연속 감소했고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근 판매 부진으로 재고 축소를 위해 부품 구매를 줄이는 중이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실적 추정치 하향에 따른 향후 3년간 평균 ROE 변화(12.3% → 11.6%)와 자기자본비용 변화(8.47%→8.86%) 등을 반영하면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5000원으로 13% 하향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가중되고 있는 매크로 불확실성(인플레이션, 부품 공급망 차질, 러시아 사태)을 고려할 때 현재 주문 증가 추세가 양호한 서버와 아이폰 수요만으로는 스마트 폰, PC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SK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5000원으로, 현대차증권은 8만2500원으로, DB금융투자는 기존 8만7000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8만3000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7만9000원으로, BNK투자증권은 7만7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1분기 매출 12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했다. 인플레이션 압박과 불투명한 메모리 수급 전망에 부진한 주가 흐름 탓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1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그다음 날부터 12거래일 연속 9만원대에 눌러앉았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장중 8만97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으며 지난 2월 17일 장중 고점(13만4000원) 대비 28.88% 하락한 상태다.
SK증권은 현재는 설비투자, 시장 점유율 확대보다는 기술 개발 및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해 내실을 다질 시점이라며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과 동유럽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의 판매 악화로 모바일용 DRAM, NAND 수요도 타격을 입고 있으며, 하반기 메모리 가격 전망에도 다소 부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 장기화로 반도체 수요 전망이 크게 불확실해졌다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5만5000원으로 낮췄다.
다른 증권사들도 잇달아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메리츠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모두 14만1000원으로 정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5월 31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낮춘 데 이어 한 달 만에 또다시 15만원으로 내려 잡았다.
국내 대표 성장주로 꼽혔던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가 최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증권가의 목표가를 낮췄다.
현대차증권은 네이버가 2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오른 34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대비로는 5% 하회하는 수치로 네이버 목표주가를 43만원으로 14% 내려 잡았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외형 성장률은 전 분기(23.0%)와 동일한 수준이 예상된다”며 “전방시장 성장률은 경기 둔화로 빠르게 하향되는 상황이지만 네이버의 광고와 커머스는 시장 초과성장을 지속 중이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6월 장중 17만3000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1년 새 60%가량 급락했고, 지난 20일 7만원대가 붕괴해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증권가는 최근 카카오에 대해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도 현 주가 수준은 현저히 저평가됐다고 입을 모았다.
펀더멘털 훼손에 따른 하락이 아닌 글로벌 증시 불안 등 대외 이슈에 의해 주가가 부진한 흐름 탓에 충분히 저가매수가 가능한 가격대라는 이유에서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실적 모멘텀을 등에 업고 주가가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사업은 여전히 순항 중이다”며 “올해도 양호한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광고는 1분기 부진을 딛고 리오프닝 관련 키워드들의 회복세가 나타나고, 알림톡을 기반으로 커머스와 비즈니스 모델 확대 등 양호한 성장세가 지속 중이다”고 판단했다.
하이브(352820)는 지난 15일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이날만 24.87% 폭락했다. 지난 23일 장중 52주 최저치인 13만8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이브는 BTS 멤버들이 솔로로 출격할 예정이라 밝혔음에도 주가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BTS 단체 활동 중단에 따른 하이브의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BTS의 단체활동 중단 선언 이후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하이브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