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그들은 국민 모두가 다 아는, 그들 중 몇몇은 전세계가 다 아는 글로벌 스타다.
또한 TV만 틀면 볼 수 있는 잘나가는 광고 모델이기도 하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처럼 TV 광고 중 그들이 모델로 나오는 광고가 반이다.
이를 증명하듯 2021년 광고 모델 수입 상위권을 그들이 차지하고 있다. 많게는 수백억 적게는 수십억, 서민들이 평생을 일해도 만져보기 힘든 거금을 1년에 번다. 그것도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말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빅모델을 선호하는 나라다. 천문학적인 모델비에도 그들을 쓰는 이유는 돈 값 이상을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빅모델 캐스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빅모델 캐스팅 전쟁은 언제 시작되었을까?
빅모델 캐스팅 1차대전은 여자 빅모델의 씨를 말린 아파트 브랜드들이었다. 2000년대 초 건설회사마다 앞다퉈 아파트 브랜드를 런칭한 후 아파트 브랜드의 수가 백 개를 넘었으며, TV 광고를 하는 브랜드도 수 십 개에 달했다.
광고를 하는 브랜드 숫자에 비해 빅모델의 숫자는 제한적이라는 이유와 과감하게 배팅하는 것에 익숙한 건설회사 특성이 맞물려 서로 빅모델을 캐스팅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건설회사 입장에서 빅모델의 효과는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난다. 아파트 조감도 외에는 보여줄 것 없는 광고를 훨씬 눈에 띄고 보기 좋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브랜드간 차별화도 가능하게 한다.
게다가 빅모델의 인지도와 유명세에 의한 후광효과로 모델을 캐스팅한 건설회사를 실제보다 훨씬 큰 회사로 인식하게 만든다.
201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 아웃도어 브랜드가 주도하는 빅모델 캐스팅 2차 대전이 일어난다.
아웃도어는 모든 산업이 위축되었던 IMF와 외환위기를 겪으며 급성장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제불황으로 실직한 사람들이 늘며 아웃도어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더 큰 성장을 원했던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타겟 확대를 위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아웃도어 활동이 적었던 여성들까지 그 대상을 넓히고자 하였고 그 과정에서 남녀 투 톱으로 모델전략을 전환하며 남녀 빅모델을 싹쓰리하게 되었다.
빅모델 활용의 효과는 원론적으로 빅모델의 인지도를 통해 광고의 주목도를 높임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빅모델의 호감도와 영향력을 통해 제품에 대한 선호와 사용울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이토록 많은 장점을 가진 빅모델 캐스팅이 항상 좋은 것 만은 아니다. 빅모델이 사회적 영향력이 높은 만큼 비교적 가벼운 스캔들만으로도 기업이나 브랜드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일부 탑 브랜드들은 빅모델을 쓰지 않고 있으며, 몇몇 브랜드들은 인간을 대체하는 AI 모델을 활용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광고가 빅모델 의존에서 벗어나 아이디어로 승부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신재훈 프로필▶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