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한국 대표 선사 HMM(옛 현대상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기회 삼아 흑자로 돌아선 데 그치지 않고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 호조를 일궈내는 등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HMM 매출액은 지난 2019년 5조5131억원에 그쳤지만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친 2020년 6조4133억원, 2021년 13조794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써 내려 갔다. 그리고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조9187억원, 영업이익은 3조1486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HMM이 컨테이너선을 효율적으로 운용한 점도 있겠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전세계 해상 물류 차질로 해상 운임이 급상승한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HMM외에 다른 글로벌 선사 머스크(Maersk), CMA CGM 등도 운임 상승에 따른 실적 상승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쇼크가 수습되면서 그동안 특수로 누렸던 매출, 영업이익 증가폭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되면 운임 하락에 따른 실적 부진을 예상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쉽게 설명하면 코로나19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악재'가 해운업계에는 운임 상승에 따른 실적 호조를 가져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한풀 꺾이면서 해운 운임 급등이라는 수혜는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HMM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경영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선사들은 어떤 경영 시나리오로 향후 전개될 새로운 시대에 대응할까.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는 지난 2020년 9월 물류 자회사 담코(Damco)를 흡수합병했다. 머스크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21년 4월 정보기술(IT) 물류 솔루션기업 토치 로지스틱스(Torch Logistics), 그해 9월에는 풀필먼트(물류 총괄 관리) 기업 HUUB 등을 인수하는 등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이에 질세라 CMA CGM은 2020년 6월 종합물류 기업 AMI 월드와이드를 인수한 데 이어 2021년 12월 이커머스 물류 기업 인그램 마이크로(Ingram Micro)를 품에 안았다.
세계 최대 해운사들이 기존 해운업 중심에서 종합물류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글로벌 기업은 코로나19 수습에 따른 실적 부진에 대비해 물류사업이라는 신(新)사업 행보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추세에 HMM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확보하려면 '과감한 경영혁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HMM 매출액이 올해 20조원대를 기록하겠지만 2023년 1조3000억원, 2024년 1조200억원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증권업계 업황 전망만 봐도 이제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 됐다.
이는 대부분 실적을 컨테이너선 운용 부문에서 일궈내는 HMM이 100년이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종합물류 등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효자'인 컨테이너선 사업을 등한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HMM이 미래에도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업체가 되기 위해 새로운 사업전략을 치밀하게 짜야 하는 시점이 됐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