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콘솔게임 불모지' 한국, 올해는 세계를 무대로 웅비할까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자타가 공인하는 정보기술(IT) 최강국 대한민국이 유독 기를 펴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콘솔 게임이다. 콘솔 게임은 전용 게임기에 TV나 모니터에 연결해 즐기는 비디오 게임을 뜻한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 ‘스위치’,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 게임산업은 그동안 PC·모바일 성장과 보폭을 같이 해왔다. 한국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전국 곳곳에 있는 PC방에서 다양한 장르의 PC게임을 손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사양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다 보니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이 가운데 최근 국내 게임업계가 발표하는 신작에 새로운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업계 대기업인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이 콘솔 게임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넥슨은 자사 대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던전앤파이터 듀얼’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을 콘솔과 PC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질세라 넷마블은 3인칭 슈팅진지점령(MOBA) 게임 ‘오버프라임’을 PC뿐 아니라 콘솔 플랫폼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역시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L)을 PC와 콘솔 멀티플랫폼으로 선보일 것으로 보여 업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국내 콘솔 시장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불과 5.8%로 2019년에 비해 1.3%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모바일(57.4%)에 비하면 10분의 1 규모로 실망스러운 성적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매출 성장세는 고무적이다. 2020년 국내 콘솔 게임 시장 매출은 1조925억원으로 1년 새 57.3%나 무럭무럭 성장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닌텐도 스위치 판매량이 늘고 스위치로 즐길 수 있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 지식재산권(IP)이 흥행한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청소년들이 ‘몰컴’(몰래 컴퓨터)으로 게임을 즐겼다면 최근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게임으로 여가를 즐기는 등 소비 문화가 크게 달라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매출 성장을 위해 북미·유럽 등 서구권으로 진출이 시급한 국내 게임회사 입장에서 콘솔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임에는 틀림없다.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283억2200만달러(약 288조원)다. 이 가운데 콘솔 게임은 601억4600만달러(약 75조원)로 26%를 차지했다. 2020년 국내 PC게임 시장 규모가 26%였던 점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국내 업체가 콘솔 게임팩 개발에만 성공해도 해외 여러나라로 진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반 PC게임은 각 국가에 진출할 때 배급사(퍼블리셔)를 정해야 하지만 콘솔은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 특정 플랫폼 기준만 맞추면 전 세계 이용자들과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미국, 일본 기업이 맹위를 떨치는 콘솔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첫 술에 배부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작 개발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도 만만치않다.
이처럼 해외시장 개척이 쉽지 않지만 'K-콘솔 게임'은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고화질, 고사양을 구현해야 하는 콘솔 게임은 업계에서도 ‘하이엔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IT·콘텐츠 강국 한국이 이제 콘솔 게임으로 세계 시장에서 날개를 펼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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