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의 '코넥스 시장' 살리기…차가운 분위기 반전하나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가 올해 초 발표한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을 실천하고자 각종 투자 규제와 상장 요건들을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하는 기업이 단 한 곳밖에 나타나지 않는 등 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31일 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코넥스 시장에 투자할 때 적용되던 기본예탁금 3000만원 이상 규제와 소액투자 전용계좌 제도가 폐지된다.
코넥스에 상장하는 기업들에도 상장 유지 부담을 경감시키고자 연 4000만~5000만원 내외가 소모되는 지정자문인 공시 대리 기간을 1년으로 단축했다.
또 향후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상장 요건을 완화하고, 거래소 차원의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컨설팅 지원 대상은 16개 코넥스 상장사다.
다만 코넥스 시장은 최근 상장을 시도하는 기업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 7월 코넥스 출범 당해 45건에 달했던 신규 상장은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며 △18년도 21건 △19년 17건 △20년 12건 △21년 7건에 이어 올해에는 코스덱시스템 단 1건에 불과한 상황이다.
코스덱시스템도 상장 신청은 지난해 말에 했으며, 실질적으로 올해 신규 상장을 신청한 기업은 지난 20일 접수한 코나솔 한 곳뿐이다.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한 기업은 애드바이오텍과 인카금융서비스 두 곳인데, 이마저도 상장 이후 성적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월 24일 이전상장한 애드바이오텍(179530)은 전일 종가 기준 공모가(7000원) 대비 24.71% 하락한 5270원을 기록했다. 같은 방식으로 지난 2월 16일 상장한 인카금융서비스(211050)도 공모가(1만8000원)보다 9.72% 떨어진 1만6250원에 마감했다.
게다가 최근 상위 시장인 코스닥의 상장 요건도 낮아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코넥스를 거쳐 가는 것보다 코스닥에 직상장하는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넥스 시장 단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코넥스 시장을 완전히 코스닥 시장의 일부로 편입시키고 통합하는 방향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코넥스 시장의 상장 규제 완화와 동시에 코스닥 시장의 장벽도 낮아지고 있어 코넥스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코넥스 상장의 목표도 결국 코스닥 이전상장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어서, 코넥스와 코스닥이 경합하는 상황에서는 코스닥 선호 경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황 연구위원은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같은 시도가 이어져야 하고, 이를 통해 이전상장 사례가 많아져야 한다”며 “코넥스를 코스닥의 하위 시장으로 통합하는 방법론적인 시도도 충분히 해볼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