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사회는? - 급부상하는 트렌드 읽기 (1)] 여가 중심의 사회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5.28 00:30 ㅣ 수정 : 2022.05.28 00:30

[기사요약]
사회 가치관 변화, 워라밸을 중요한 요소로 간주
일과 여가의 통합시대, 그러나 양측 모두 몰입도는 낮아져
위드 코로나와 엔데믹 사이, 다가올 미래의 변화 예상하고 삶의 좌표 리셋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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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industrial society, Next society, Dream society를 거쳐 Crises society, 불안정한 위기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우리 앞에 다가올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반세기 전 탈산업사회(Post-industrial society)에서 제조업 경제가 과학기술 기반의 경제· 사회로의 전환을 예측한 다니엘 벨, 지식근로자의 부상과 정보혁명사회를 예상하며 다음 사회(Next society)를 통찰한 피터 드러커처럼 깨어있는 시민이라면 코로나 이후 새롭게 떠오르는 사회 현상 속에서 각자의 나침반을 새롭게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다. 거대 담론이 아닌 우리사회의 일상적 변화를 통해 떠오르는 사회적 현상을 고찰해보면 오늘의 시계(視界)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변화의 폭이 크고 사이클이 짧을수록 개인과 사회의 발빠른 대응은 더욱 중요하다. 지난 30년간, 문화관광과 교육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한 수원대학교 우경진 교수가 관찰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 교육, 문화, 여가의 변화와 미래의 모습에 대한 소소한 진단을 들어보자.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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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coutlife.org]

 

[뉴스투데이=우경진 수원대 교수]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삶의 변화는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다. 

 

일상에서는 배달음식의 편리함, 넘쳐나는 드라마와 콘텐츠 소비의 증가, 일터와 일상 그리고 여가생활의 비분리로 인한 자유시간의 증가 등을 대표적인 변화로 꼽을 수 있다.

 

조금 더 줌을 확대해 본다면, 많은 것들이 개인의 영역 안으로 편입되었다.

 

세 자녀를 양육하는 이웃의 젊은 엄마는 삼시 세끼 먹이고, 입히고, 놀아줘야 하는 육아에 과부하가 걸려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취업문이 좁아진 졸업을 앞둔 청년들은 우울감이 높아졌고, 늘어난 청소년들의 자유시간은 소아·청소년층의 비만증가와 학업성취 및 사회적 교류의 감소 등의 문제를 야기했다.

 


• 높아진 워라밸 중시 경향, 자발적 퇴사 늘어

 

사회 가치관 변화의 중심에 워라밸을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고, 일보다 여가를 삶의 중심에 두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센서스국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500만명 이상이 자발적 퇴사를 선택했으며, 코로나19 초기에는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직장을 그만둔 사람이 6백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3월 한달동안에만 450만명이 직장을 그만두었고, 구인은 1150만명에 달하며 미국의 높은 물가상승의 원인 중 하나가 심각한 구인난에 따른 높아진 임금 때문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이 대량 퇴사 움직임을 보이자 2억달러의 위로금을 지불했다. 전문직은 퇴사와 이직을 통해 승진과 더 나은 혜택을 선택하지만, 열악한 계층에서는 직장 내 감염위험과 학교와 사회공공시설의 셧다운으로 육아의 돌봄공백에 의한 조기은퇴를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

 

이처럼 퇴사의 이유에도 양극화는 뚜렷이 관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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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lso.com]

 


• 코로나로 가속화된 일과 여가의 통합시대, 우리는 더 행복해졌을까?

 

산업사회에서 선진국의 여가보장제도는 주로 노동시간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인간의 휴식권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탈산업사회로 불리는 정보화사회에서 오피스 노동자들에게 일과 가정이라는 양분된 공간에서 퇴근 후 가족 시간을 보장하고,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면서 모성으로 가정이 또 다른 일터가 되지 않고 육아가 공동의 과제라는 가족친화 사회환경조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있었다.

 

이 시기에 여성의 권리증진과 민주적 가족 형태를 위한 기능 및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합당한 일이었다.

 

한국사회에서도 4차 산업사회 이후 더욱 증대된 여가 욕망과 달리 통계청 2020 사회지표에서 국민 2명 중 1명은 여가시간과 시설에 대한 충족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외롭다고 느낀 비율은 통계조사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경제적 성장은 풍요와 소비중심의 사회로 이끌며 반노동에 대한 개념으로 ‘여가민주주의’를 확대시켰다.

 

일터와 쉼터인 가정을 분리하던 산업 중심의 시대를 지나 자동화, 정보화 사회를 거쳐 4차산업시대에 이르러 일과 여가는 분리된 시공간의 영역에서 벗어나 통합되며 이제 모든 곳이 일터이자 쉼터인 시대가 도래하였다.

 

반면 일과 여가 어느 것에도 몰입도가 낮아진 현상은 일에 대한 성취도나 여가행동의 만족감을 약화시킨다는 학계의 주장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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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inancial Times]

 


• 1인가구와 고령층, MZ 세대와 베이비부머,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계층별 세밀한 정책 필요 

 

우리사회 인구구조의 빠른 변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5년 500만을 돌파한 1인 가구는 2020년 620만을 넘어섰다. 일찍 분가한 청년층이 결혼을 안하거나 늦추는 경향, 고령화속 사별 등으로 1인 가구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인구구조변화가 서서히 이루어진 선진국과 달리 우리는 급격한 변화 속에 개인화의 속도는 높고, 사회적 연대는 크게 약화 되었다. 사회가 준비할 틈도 없이 변화는 쓰나미처럼 다가왔고, 팬데믹은 이런 현상과 고립감을 더욱 고착화시켰다.

 

점증적으로 노동시간은 줄고 여가시간이 늘어도 국민이 체감하는 행복감이 늘지 않은 이유는 사회적인 교류 약화와 만족도가 높은 몰입형 여가활동의 부족 때문이다.

 

진정한 선진국에 안착하고 국민 행복증진을 위해 질적 측면의 여가활동 지원과 코로나 이후 국민 건강회복을 위한 공공시설구축에 대한 지역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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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pptus.com]

 

피터 드러커는 다음사회(Next society)에서 사회적 측면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 이후 더욱 벌어진 일과 여가의 양극화, 소외계층의 증가, 젠더와 연령, 집단간 갈등의 문제를 봉합하고 더 나은 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간 개인에게 지워진 부담을 사회가 적극적으로 덜어주어야 한다.

 

지역이나 마을단위별 공동체 정신을 통해 서로 보살피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 구축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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