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의 문화관광, 새로운 여정의 시작 (4)] 엔데믹 개막, 마이스 산업의 부활을 위한 소집 준비할 때
[기사요약]
비대면 시대 가장 타격이 컸던 마이스(MICE) 산업
한국 마이스 산업, 놀라운 속도로 발전
관광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컨벤션의 어원은 ‘convene(소집하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 부활과 선점을 위한 치밀한 전략 필요
세계관광기구(UNWTO)의 자료에 의하면 1950년대 휴가여행을 떠나는 인구가 전 세계에서 2∼3만 명에 불과했지만 2019년 세계 여행객은 5만배 이상 증가한 15억명을 돌파했다. 우리도 1978년 100만명의 외래관광객 방문 이후 2019년 1700만 방문객 수를 기록하며 40년 만에 17배에 달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로 2021년 관광객수는 1978년 이전인 100만명 이하로 급감했다. 경제발전과 안전한 사회망 구축, 전세계적인 한류 문화열풍으로 높아진 국격이 그간의 관광산업을 이끈 성장 동력이었다. 그러나 2019년 가장 선전했던 관광경쟁력도 세계 16위로 경제발전 수준에 못미치고, 2020년 GDP 대비 관광산업 기여도는 세계 200개국의 평균인 10.4%에는 훨씬 못 미치는 2.8%를 차지하며 제조업 대비 서비스산업의 취약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향후 팬데믹 종식 이후 외래관광객 2천만, 3천만을 맞이할 수 있는 문화관광 대국의 새로운 여정 지도를 준비할 때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우경진 수원대 교수] 지난달 30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이 코로나 19가 엔데믹(endemic,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전환하는 첫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주까지 감염자 수가 급증했지만 높은 백신 접종률과 세계 최저 수준의 누적 치명률로 정부도 전향적인 규제 완화를 고려 중이다.
코비드 이전 한국의 마이스(MICE: Meeting, Incentive, Convention and Exhibition) 산업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움직임이 발빠르다.
문체부는 펜데믹 이후 마이스 업계의 빠른 위기 극복을 위해 디지털 전문인력 400명의 일자리와 88개사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경기도, 전남도, 여수, 부산, 인천, 대구 등 관광인프라를 갖추고 특색있는 지역산업을 기반으로 그동안 마이스 산업 진흥에 힘쓴 지자체들도 현금지원과 인센티브 매칭펀드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업계 부활을 위해 노력 중이다.
• 마이스 강국 탈환 위한 지자체와 관련업계 빠른 움직임 돋보여, 문제는 변화의 흐름읽기
알려진 바와 같이 관광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컨벤션의 어원은 ‘convene(소집하다)’이다. 그만큼 집객효과가 있기에 마이스 산업은 관광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산업에 속한다.
2019년 문체부 통계에 따르면 마이스 참가자의 평균 지출경비, 체류기간, 소비액 모두 일반관광객을 크게 넘어서며 숙박, 교통, 쇼핑 분야에 대한 직접적인 효과 외에 타 분야와의 연결성이 높아 이른바 융복합산업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다.
한국산업발전의 전략적 궤적을 따라가 보면 우리의 속도전에 놀라는 경우가 많은데, 하드웨어로서 컨벤션 센터는 2000년 코엑스에서 아셈회의를 개최하면서 증축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
2001년 부산 벡스코, 대구전시컨벤션센터, 2005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와 지난해 펜데믹 와중에 울산전시컨벤션센터가 개관했다. 좁은 국토와 기간에 비해 놀라운 발전이다.
이러한 시설 측면보다 더 놀라운 것은 서울이 2015년부터 6년 연속 최고의 마이스 도시로 선정되었고, 세계에서 3번째로 국제회의를 많이 개최한 도시로 뽑혔다는 사실일 것이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가 도시별, 국가별 개최건수 1위를 차지하였고 뒤를 이어 미국, 벨기에 다음으로 한국은 국가별 순위에서도 4위를 기록했다.
19세기 중반부터 신제품과 신기술을 출시·보급하고자 시작했던 박람회의 기록을 보면 한국의 성장은 더욱 놀랍기만 하다.
1851년 세계최초의 엑스포이자 증기기관을 전시한 런던 만국산업박람회, 1876년 미국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벨의 전화기가 소개된 필라델피아박람회, 세계 최초 비행기가 전시된 1904 세인트루이스 박람회, 최초 TV가 전시된 뉴욕박람회가 현대 엑스포의 화려한 기술전 진보의 시작을 알렸다면 1970년 아시아 최초의 오사카 박람회, 2010 역대 최대 규모의 상하이 박람회와 지난해 중동지역 최초로 개최되고 얼마전 폐막한 UAE 두바이 박람회에서는 하이퍼루프 (진공튜브열차) 유형의 고속철도를 선보이며 인류기술의 발자취와 글로벌 힘의 이동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화 초기에 자리 잡은 선진도시들, 전기·전자 산업으로 미국을 위협했던 일본, 규모의 강점을 내세운 중국과 달리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성공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새로운 복합리조트와 같은 시설의 등장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의 마이스 산업은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까?
• 안전 기준 높아지고 규모는 작아지고, 회의 성격에 맞는 맞춤형 베뉴(venue) 전략 필요
우리의 필살기인 선진국 따라잡기와 순위 올리기에서 벗어나 이제는 특색있고 차별화된 ‘유니크 베뉴’ (unique venue)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파리, 리스본, 마드리드, 뉴욕, 시카고, 워싱턴DC 등 전통적인 컨벤션 도시들은 호텔 룸, 미팅 룸, 다이닝 룸과 같은 필수적인 시설 외에 저마다 방문객을 유인하는 강력하고 독특한 도시 컨셉을 지니고 있다.
펜데믹 이후 컨벤션산업의 동향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호텔, 항공, 컨벤션산업처럼 밀도가 높은 공간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안전과 청결은 앞으로도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이런 시기에 엔데믹을 가장 먼저 선언하고 가장 낮은 치명률을 가진 한국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안전과 위생을 도시 이미지에 활용하는 것은 강력한 연상을 만드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culture에 최신 디지털 기술을 더해 비즈니스 회의와 엔터테인먼트의 창의적 조합으로 영역과 경계를 넓히고 그간 해외 진출이 부진했던 기업들이 온·오프가 통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을 통해 신시장을 개척하는데 마이스 산업 자체가 플랫폼이자 중요한 마케팅 도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산업의 흐름은 사회와 인간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연동되어 변화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 인간의 첫 번째 욕망은 ‘Having Fun’이다.
멀티미디어와 멀티커넥션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놀이하는 인간 ‘호모루덴스’는 이미 우리의 자화상이 되었고, 마이스 산업도 궁극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지가 성공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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