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골프에 도시락까지…‘이종 산업’ 협업하는 증권사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이종 산업군의 기업과 협업하며 색다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협업하는 업종도 카드부터 골프, 도시락까지 다양하게 등장하며 추후 어떤 전략이 펼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미래에셋증권, 현대카드와 손잡고 국내 최초 ‘증권사 PLCC’ 출시 계획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 하반기 중으로 국내 증권사 최초의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PLCC)를 개발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카드와 함께 지난 23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 센터원빌딩에서 PLCC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PLCC는 카드나 은행사가 제휴 기업의 브랜드를 카드 전면에 내세우고 해당 기업 서비스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다. 이번에 개발되는 ‘미래에셋증권 PLCC’는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주식을 제공하는 기능을 포함해 투자와 관련한 다양한 혜택을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대한민국 대표 증권사와 대표 카드사가 만난 만큼 PLCC를 통해 고객에게 소비와 투자가 연결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현대카드와 함께 새로운 투자문화를 선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신한금융투자, 골프존에 ‘가상CC’ 오픈…'편의점 도시락'에 주식 넣기도
신한금융투자는 전일 골프존과 협업해 스크린 골프장의 가상 필드인 ‘신한금융투자 전용CC’를 오픈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개시된 골프존 신한금융투자CC에는 신한금융투자의 광고 등을 배치해 자연스럽게 브랜드 이미지를 노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지난 2월 체결된 양사 간의 업무협약(MOU)의 일환으로, 당시 신한금융투자CC 제작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내 계좌개설 연동 등도 계획하며 향후 추가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김수영 신한금융투자 브랜드홍보본부장은 "신한금융투자의 골프존 제휴와 가상CC 운영은 ‘골프와 금융의 콜라보’라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고객이 투자를 쉽게 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종 산업간 다양한 협업으로 투자에 대한 접근성을 더욱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신한금융투자는 이마트24와 합작해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도시락에 해외 주식 쿠폰을 증정한 바도 있다.
당시 이마트24에서 판매된 ‘열어보니 미국주식(미국주식도시락)’을 구매하면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종목들의 주식을 받을 수 있었다.
■ 고객에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이색 아이디어 지속 개발 중”
이처럼 증권사들이 이종 산업과 협력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은 최근 들어 기존 투자에 무관심했던 계층이 증시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포섭하기 위해 친숙하게 다가가려고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2월 결산 상장법인 2426곳의 주식 소유자는 총 1384만2267명으로 전년(919만76명) 대비 13.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최근 5년간의 지표를 보면 △ 2017년 505만9013명 △ 2018년 561만1764명 △ 2019년 618만7021명 △2020년 919만76명 등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기존에 증권사들이 주로 사용했던 이벤트들은 자사 계좌개설 시 주식·매매 할인 쿠폰 등을 증정하거나 수수료를 인하하는 식이었는데, 대부분 증권사가 비슷한 마케팅을 펼치자 각 기업이 사업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 새로운 활로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래에셋증권 PLCC의 경우는 파트너사인 현대카드가 앞서 이베이와 이마트, 코스트코, 스타벅스 등의 기업들이 PLCC 마케팅을 성공한 사례가 있어 추진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PLCC의 효과로 지난해 11월 말 기준 설립 이래 최초로 회원 1007만명을 기록했고, PLCC 회원수는 지난 2018년 83만명에서 4년 만에 320만명으로 증가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다른 산업군의 기업과 협업해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고객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의미로 보면 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이색 마케팅을 위해 내부적으로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